완성차업계가 내년중 10여종의 풀체인지모델을 내놓으며 수요 창출에 나선다. 특히 1,000cc급 경차와 5인승 소형 SUV, 11인승 미니밴 등 신개념 틈새차종이 대거 출시돼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새해에는 또 현대의 간판급 주력 차종인 EF쏘나타와 그랜저XG의 풀체인지모델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현대와 기아는 또 각각 JM, KM이란 프로젝트명으로 5인승 소형 SUV 형제모델을 잇따라 출시해 SUV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경차시장의 새로운 경쟁구도도 관심거리다. 기아가 연초에 내놓을 1,000㏄급 SA는 경차의 세제혜택을 누리지 못하지만 제품경쟁력을 앞세워 GM대우가 연말 께 출시할 마티즈Ⅱ 후속모델 800cc급 M200과 경쟁하게 된다.
쌍용 A100, 기아 카니발 11인승 등 자동차세제 혜택을 노린 11인승차 틈새모델도 등장한다. 두 차는 고급 대형 미니밴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제도 변경에 따른 ‘10인승 이하 승용차’보다 훨씬 싼 자동차세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모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완전히 바뀌는 신차 외에 현대 투스카니와 기아 옵티마의 부분변경모델, GM대우 라세티 해치백 모델 등도 가세해 내수시장은 과거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격전을 벌이면서 판도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언제쯤, 어떤 차가 나올지 소개한다.차종별 출시시기는 각 업체와 시장여건에 따라 다소 변경될 수 있다.
◆현대자동차
신차 레이스는 새해 벽두부터 뜨거워진다. 현대는 1월 1톤트럭 포터의 후속모델(HR)을 시작으로 신차 출시의 포문을 연다. 이어 3월에는 현대로선 첫 소형 SUV인 ‘JM’, 6~7월 께 투스카니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9월 쯤 EF쏘나타 후속(NF), 11월엔 그랜저XG 후속(TG)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JM은 차체 길이가 싼타페보다 약 20cm 가량 작으며 도시형 소형 SUV 컨셉트를 지향한다. 두바퀴굴림(2WD)을 기본으로 주말 레저를 즐기려는 젊은 층을 겨냥, 상시 네바퀴굴림(AWD) 방식도 채택한다. 이 차는 8월 경 기아 브랜드로 판매될 형제모델 KM과 함께 SUV시장은 물론 준중형 및 중형급 세단시장의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차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JM의 가격은 싼타페보다 100만~200만원 정도 낮은 선에서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중형차시장 부동의 베스트 셀링카 EF쏘나타의 뒤를 이을 NF는 현대가 새로 개발중인 1.8, 2.0, 2.4ℓ급 세타엔진을 장착한다. 세타엔진은 NF를 비롯한 현대와 기아의 중형차와 일부 대형차, SUV 등에도 탑재된다. 이 엔진은 또 현대가 지난해 다임러크라이슬러 및 미쓰비시와 공동 설립한 엔진합작회사 '글로벌 엔진 얼라이언스\'에 기술을 이전, 총 6,550만달러(약 800억원)의 로열티를 받게 된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2005년 6월부터, 미쓰비시는 2006년 3월부터 각각 자사의 승용차에 세타엔진을 장착키로 했다.
세타엔진은 흡배기밸브 구동을 전자화하는 EMV와 가변흡기시스템 등을 채용, 연비를 크게 높이고 중•저속에서의 출력을 향상시키며 유해 배기가스 배출을 대폭 낮췄다. NF의 외관에선 헤드렘프가 일본 혼다 어코드를 닮았은 게 돋보인다. 연말 께는 그랜저XG도 풀체인지모델을 선보인다.
◆기아자동차
기아는 1월 봉고 1톤 후속모델(PV)을 출시, 현대 HR과 1톤트럭시장에서 맞붙는다. 4월에는 3월 비스토 후속 SA, 4월 카니발 11인승, 8월 소형 SUV KM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12월엔 리오 후속(JB)의 양산에 들어가 2005년 초부터 시판한다.
SA는 2008년부터 적용되는 확대된 경차규격을 적용, 차 너비가 기존 경차보다 10cm정도 커지고 엔진 배기량도 1000㏄급이다. 기아는 “SA가 2008년까지 경차의 세제혜택을 누리지 못해 GM대우 마티즈보다 불리하지만 기존 경차의 안전성과 성능에 불만을 가진 수요층도 적지 않아 제품 경쟁력으로 정면승부를 걸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니발 11인승은 기존 카니발의 차체를 늘려 좌석을 4열로 배치한 모델이다. 이 차는 쌍용의 신차 A100와 함께 2007년부터 적용되는 승용차 분류기준 변경(10인승 이하)에 따라 승합차 기준의 자동차세를 유지하기 위한 틈새시장을 노린 모델이다. KM은 현대 JM과 플랫폼을 공유한 모델로JM보다는 정통 SUV의 캐릭터를 강조, 외관을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GM대우자동차
4월 경 라세티 해치백 모델, 11월 께 마티즈 후속(M200)을 각각 내놓는다.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이탈리아 주지아로가 리디자인한 라세티 해치백은 GM과 대우의 첫 공동 작품으로 국내에는 내년 3월 판매될 전망이다. 엔진은 1,600cc와 1,800cc급이 탑재되며 유럽에선 9월중 출시된다. GM대우는 \"라세티 해치백은 유럽 사람들의 해치백 선호 경향에 맞춰 스포티하게 디자인됐다\"며 \"이미 아시아에서 입증된 라세티의 품질력에 힘입어 유럽에서도 큰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차 규격확대를 놓고 현대와 치열한 설전을 벌였던 GM대우는 기아 SA와 달리 M200의 엔진 배기량을 현재의 800㏄에 맞추고 차 크기도 현행수준을 유지, 경차 규격확대 정책이 적용되는 2008년까지 경차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겠다는 전략이다.
GM대우는 이 외에 내년에 매그너스 페이스리프트모델 등도 출시한다.
◆쌍용자동차
11인승 미니밴 A100을 내년 3월경 출시한다. 쌍용은 A100에 경쟁모델보다 출력이 센 2.7ℓ급 커먼레일 디젤엔진을 얹고 계기판을 중앙에 배치하는 등 과감한 디자인으로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A100의 앞모습 중 가장 큰 특징은 라디에이터 그릴. 대형 그릴로 앞모습 전체를 감쌌고, 버스용 대형 헤드램프를 적용해 차가 커보이도록 했다. 대각선 스타일이 적용된 리어 램프는 차체 옆부분까지 이어져 있으며, 실내는 4열 시트가 다양한 형태로 변형될 수 있도록 했다. 운전석 앞은 정보제공 기능만 놓고, 속도와 엔진회전계 등은 중앙에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