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유가 때문에 차량 구입을 망설이는 고객들이 적지않다. 그래도 ´눈 딱 감고´ 나만의 애마를 갖기로 마음 먹었다면 차량 선택에 앞서 연비(연료 1ℓ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 체크는 필수다.
주행 환경이나 운전 습관에 따라 공인연비와 체감연비 간에는 차이가 커질 수도 있지만 연비가 좋은 모델을 고르면 아무래도 기름값을 조금이나마 절약할 수 있다. 차량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중.장기적으로 생각한다면 저렴한 유지비와 주5일제 확산에 힘입어 각광을 받고 있는 디젤차량, 즉 RV(레저용 차량)도 고려해봄직 하다. 구입이 급하지 않다면 내년부터 출시가 허용되는 디젤 승용차 쪽을 신중히 검토해 보는 것도 ´지혜´가 될 수 있다.
◆어떤 차 연비가 좋을까 = 연비만을 놓고 따진다면 단연 경차가 ´1등´이다.
유일한 경차인 GM대우 마티즈는 수동의 경우 18.1㎞/ℓ(3등급), CVT 모델(자동)은 17.0㎞/ℓ로 국산 전 모델 중 가장 높은 연비를 자랑한다. 국내 공인연비는 실연비와의 차이를 줄인다는 차원에서 작년 5월 출고분부터 측정 기준이 기존의 ´6천400㎞ 주행 후´에서 ´0-160㎞ 주행 후´로 변경됐다.
자동 변속기 기준으로 소형차의 경우 1천cc급 기아차 모닝이 15.5㎞/ℓ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는 ▲칼로스 1.2S 14.3㎞/ℓ ▲클릭 1.3 SOHC 13.3㎞/ℓ ▲리오 1.3 SOHC 13.2㎞/ℓ ▲뉴베르나 1.3 SOHC 13.0㎞/ℓ 등의 순이다.
1천500cc급 준중형 부문에서는 라세티(12.7㎞/ℓ), SM3(12.6 ㎞/ℓ), 쎄라토(12.4㎞/ℓ), 뉴아반떼XD 1.5 VVT(12.0㎞/ℓ) 순으로 연비가 높고 지난달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1천600cc급에서는 쎄라토 1.6이 12.6㎞/ℓ로 연비가 가장 좋고 뉴아반떼XD 1.6 VVT과 SM3 CVTC 1.6은 12.3 ㎞/ℓ이다.
중형차급 가운데서는 뉴EF쏘나타 2.0 DOHC CVT가 10.1㎞/ℓ로 제일 높고 ▲SM520 10.3㎞/ℓ ▲옵티마 2.0 DOHC 9.6㎞/ℓ ▲매그너스 L6 2.0D 9.5㎞/ℓ의 순이다.
2천500cc급에서는 SM 525V가 9.2㎞/ℓ, 매그너스 L6 2.5D는 9.1㎞/ℓ, 리갈 2.5 DOHC는 8.8㎞/ℓ, 뉴그랜저XG 2.5 V6는 8.6㎞/ℓ이며, 대형차의 경우 에쿠스 3.5 V6 는 7.2㎞/ℓ, 오피러스 3.0이 7.6㎞/ℓ, 뉴체어맨 3.2는 7.7㎞/ℓ 등이다.
디젤 연료를 쓰는 경유 RV(디젤차량)의 연비는 같은 배기량을 기준으로 했을 때 휘발유 차량보다 상대적으로 뛰어난 편이다. 자동을 기준으로 2.0급에서는 이달 17일 선보이는 신차 ´스포티지´ 2WD 모델이 13.0㎞/ℓ로 연비가 제일 뛰어나고 투싼 2WD는 12.9㎞/ℓ, 싼타페 2.0 VGT 2WD는 12.0㎞/ℓ, 엑스트렉은 11.9㎞/ℓ, 트라제XG 9인승 VGT는 11.0㎞/ℓ이다.
이밖에 쏘렌토 2.5 4WD는 10.1㎞/ℓ, 뉴렉스턴 DI는 10.4 ㎞/ℓ, 무쏘 7인승 4WD 는 9.1㎞/ℓ, 테라칸 2.9 CRDI 4WD는 10.0㎞/ℓ, 카니발 2.9는 10.0㎞/ℓ, 로디우스 2WD는 10.2㎞/ℓ의 연비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RV가 유혹한다´ = RV 디젤차량은 연비가 좋을 뿐 아니라 구입 당시 가격은 좀 비싸지만 경유를 쓰기 때문에 유지비가 저렴하다.
싼타페(디젤)와 뉴EF쏘나타(휘발유) 차량을 비교해보면 8월4일자 유가(ℓ당 경우 942원, 휘발유 1천307원)를 기준으로 하고 경유가가 2005년 휘발유의 70%, 2006년 75% 수준이라고 가정했을 때 최초 구입후 1년간 들어가는 등록비와 자동차세, 기름값(1만5천㎞ 주행시)을 합친 총 비용은 각각 230만원, 401만원 정도다.
싼타페에 적용되는 세금이 쏘나타보다 훨씬 낮은데다 유류비면에서도 싼타페는 연간 125만원인데 비해 쏘나타는 209만원으로 큰 차이가 난다. 다만 차량 가격이 싼타페가 300만원 이상 높아 구입 1년차에는 경유 차량에 드는 돈이 더 많다. 싼타페와 쏘나타간 누적 유지비용(세금+유류비)을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2년차때는 288만원, 3년차때는 380만원으로 점점 더 벌어진다.
차량 가격은 콤팩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부문에서는 투싼 2.0 CRDI 디젤 2WD MX 고급형 기본(수동)이 1천704만원, 자동변속기, 썬루프 등 옵션이 포함된 주력 모델은 1천878만원이고 스포티지는 이보다 약 30만원 높게 책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싼타페 2.0 VGR 디젤 2WD 골드 기본형은 자동 기준으로 2천101만원, 쏘렌토(자동 기준)는 2WD LX 고급형이 2천197만원, 4WD TLX 고급형은 2천580만원, 4WD 리미티드 모델이 오토 기본기준 2천844만원이다. 리미티드 풀 옵션 모델은 3천302만원.
벤츠 5단 T-트로닉 자동변속기, 3세대 커먼레일 엔진, 후방장애물 감지시스템 등이 적용된 뉴렉스턴 RX5 EDi 모델은 3천68만원이며 무쏘 7인승 4WD FX5 최고급형은 2천381만원이다.
미니밴 부문에서는 EBD, ABS 등이 장착된 트라제XG 9인승 2.0 VGT 디젤 골드 고급형이 2천254만원, 카니발Ⅱ 파크 모델은 2천190만-2천798만원, 로디우스 EZ 스페셜(11인승)이 2천448만원이다.
◆´디젤 승용차 기다려볼까´ = 차량 구입을 당장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면 내년 초부터 등장하는 디젤 승용차를 기다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단 디젤 승용차의 경우 디젤엔진 장착 등으로 인해 가격이 휘발유 차량보다 높을 것으로 보이며 휘발유차에 비해 소음, 진동이 심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일단 현대차는 내년 1월 초 유로-3 디젤 엔진을 얹은 아반떼XD 1.5와 라비타 1.5를 국내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쏘나타 디젤 모델은 2006년께 국내에 나올 예정. 쎄라토 1.5 디젤 모델은 내년 1분기 중으로, 모닝 디젤 차량은 8월께 나올 전망.
르노삼성차의 SM3 디젤 모델은 내년 하반기에 나오며 2006년에는 GM대우차의 디젤 라인과 쌍용차의 체어맨 후속 디젤 모델이 출시될 예정인데 르노삼성차, GM대우차, 쌍용차의 경우 ´유로-3´를 거치지 않고 ´유로-4´를 곧바로 투입한다. 수입차들도 내년에 유로-4 기준의 디젤 모델을 내년 대거 쏟아낸다.
푸조 407 디젤 모델이 내년 1월부터 국내 시판에 들어가는 것을 비롯, 골프 5세대 모델을 필두로 한 폴크스바겐 전 모델, 벤츠 E클래스, 크라이슬러 300CC 디젤 모델 등 수입 디젤 라인의 국내 시판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