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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게 진정으로 도움되는 법개정을 촉구한다


김필수<대림대학 자동차공학과 교수>

요즘 자동차관련 업계와 당국은 자동차관리법, 도로교통법 등 관련 시행규칙 개정 입법예고안에 대한 각 계층의 이해관계를 분석하느라 분주한 듯하다. 개정안의 확정 여부에 따라 관련업체의 사업 향방이 결정되는 것이어서 당연한 관심사다.

법 개정 내용은 일선에서 받는 영향이 크므로 심도 깊고 체계적이며, 현장의 감각을 갖고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돼야 한다. 시험적이고 일방적인 법의 제정과 개정은 해당 분야의 발전을 저해할 뿐 아니라 오히려 후퇴시키는 독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번 관계법 개정으로 관련업체의 흥망성쇠가 결정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할 것이다.

중고차 관계법 개정안의 핵심은 성능점검기록부다. 이 중 가장 이슈가 되는 사항은 성능점검기록부 발행기관과 법정품질보증제도의 도입이다. 발행기관에 기존의 매매조합을 포함시키느냐 마느냐를 놓고 논란중이다. 건설교통부 장관의 허가를 받은 제3의 전문 성능점검기관의 포함은 결정된 사항인 것같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발행기관이 누구냐가 아니라, 과연 이 제도가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정착할 것이냐의 문제다. 성능점검기록부는 이미 3년동안 시행되면서 부작용만 발생하다 보니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해 있다.

두 번째의 관심은 법정품질보증제의 실행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아직 진단평가제도가 불완전한 상태에서 그 이후의 작업단계인 품질보증제도의 강제 도입은 김칫국물부터 마시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보증제도의 도입을 늦추거나 시행하더라도 안정된 정착을 위해 우선 엔진 및 변속기의 주요 품목에만 적용해야 한다. 현장의 현실과 이를 반영한 법 개정 그리고 관계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만이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다.

정비관련 법의 개정에서 핵심은 정비작업범위의 확대다. 이전부터 문제시돼 온 부분정비업소의 정비영역을 확대하고 앞뒤가 맞지 않는 조항을 현실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눈 가리고 아웅\'식의 조항이 남아 있는 듯하다. 전조등도 떼어내지 않고 전구를 교환해야 하는 식의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제도적 문제점으로 범법자를 양산한다면 법 자체가 문제일 수 밖에 없다. 업계의 이해관계와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현장의 문제점이 반영된 초연의 자세가 관계당국에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도로교통법 중 주목받는 부분은 자동차 유리의 틴팅(통상 선팅이라 함) 제재다. 이 법이 통과된다면 내년부터 대부분의 차는 선팅을 하지 못하고 벗겨내야 한다. 약 1,000만대로 추정되니 전체 자동차의 3대 당 2대가 필름 벗겨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과연 이 제도의 타당성은 있는가. 당국이 주장하는 안전도 강화는 설득력이 약하다. 선진 외국에서도 이 정도의 규제는 없으며 목적도 다르다. 미국에선 현재 우리의 개정안에 비하면 절반 정도로 완화돼 있다. 그 목적도 총기 휴대 자유로 인한 교통경관의 안전을 위해 운전석이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당국에서 말하는 시야확보를 통한 교통안전은 그 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빙자료도 없다. 선팅보다는 차체가 큰 SUV나 트럭 등이 시야를 가려 안전운전에 방해된다. 이 제도 도입을 통해 누구가 이익을 얻을까. 색안경을 끼고 보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왠지 꺼림칙한 게 앞서는 건 어쩔 수 없다. 국민을 위하고,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진정한 법 개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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