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인 수퍼카인 ‘엔초 페라리’가 국내 50대 사업가에게 팔렸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수퍼카가 화제다. 엔초 페라리 가격은 서울 강남지역 고급 아파트 한 채 값인 15억원.
전세계 운전자들이 갖고 싶어하는 꿈의 차인 ‘수퍼카’는 최소 2억원에서 10억원을 훌쩍 넘는다. 성능면에서 특별히 요구하는 수준의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며, 일반 스포츠카를 월등히 뛰어넘는 차를 수퍼카라고 부른다. 엄청난 엔진 파워를 바탕으로 뛰어난 가속력과 코너링 성능을 갖춘, 극단적으로 말하면 ‘달리기’만을 생각해 만든 스포츠카이다.
따라서 ‘수퍼카’로 불리는 스포츠카들은 통상적으로 최대출력 350마력 이상, 최고속도는 300㎞를 넘나들며 정지상태서 시속 100㎞ 도달시간이 3~4초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폭발적인 가속력을 갖고있다. 연간 생산량이 극히 적거나 아예 한정 생산되기 때문에 희소성이 따른다.
현재 국내에 공식 수입되는 수퍼카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엔초 페라리’와 ‘포르쉐 911 카레라 GT’, 그리고 미국을 대표하는 수퍼카인 ‘닷지 바이퍼 GTS’가 대표적이다. 수퍼카는 돈이 있다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엔초 페라리는 국내 들어온 1대가 이미 팔렸고 8억원대인 911 GT도 모두 예약이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 국내 공식 수입 수퍼카들
①이탈리아 페라리
전세계적으로 399대만 생산된 ‘엔초 페라리’가 대표적이다. 창업자인 엔초 페라리에게 경의를 표하는 뜻으로 그의 이름을 그대로 붙였고 페라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스포츠카로 불린다. 특히 엔초 페라리는 이탈리아 본사에서 이미 생산이 완료돼 중고차가 아닌 신차로는 국내 추가 수입이 불가능하다. 국내에는 이번에 판매된 것이외 개인들이 수입한 2~3대가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1(포뮬러 원) 최고 팀인 페라리의 기술이 그대로 담겨져 있는 엔초 페라리는 배기량 5988㏄ V12 미드십 엔진을 장착해 최고속도 시속 350㎞을 낸다. 최고출력은 660마력/7800rpm(분당 엔진회전수), 최대 토크는 67㎏ㆍm/5500rpm이며 정지상태서 시속 100㎞ 도달시간은 3.65초 불과해 웬만한 운전자들은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을 수 없을 정도다.
차체와 섀시는 가볍고 견고한 카본 파이버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고 클러치 페달없이 스티어링 휠 양쪽에 있는 레버를 이용해 변속하는 F1 방식의 6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했다. 앞 타이어는 245(㎜)/40(편평비)/19(인치)이며 뒷타이어는 345/35/19다.
내년 봄쯤 국내 수입 예정인 ‘612 스카글리에티’도 눈길을 끈다. 올초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데뷔한 스카글리에티는 배기량 5748㏄ V12 엔진으로 최고출력 540마력, 최고속도는 시속 315㎞에 달한다. 정지상태서 시속 100㎞ 도달시간은 4.2초, 가격은 4억4000만원대.
또 배기량 5748㏄ V12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515마력, 최고 속도 시속 325㎞, 시속 100㎞ 도달시간 4.2초인 ‘575M 마라넬로’(4억500만원)도 있다.
②독일 포르쉐
포르쉐는 911시리즈 등 대부분 모델이 최고출력 300마력, 최고속도 시속 280㎞를 넘는다. 하지만 포르쉐 수퍼카로는 판매 예상가 8억원대인 ‘카레라 GT’가 꼽힌다. 1500대 한정 생산되며 올 연말부터 순차적으로 국내에 3대가 들어올 예정이지만 이미 예약이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카레라 GT는 수냉식 5.7ℓ V10 엔진을 장착해 최고 출력 612마력이며 최고속도는 시속 330㎞다. 정지상태서 시속 100㎞까지 3.9초가 걸리고, 출발부터 시속200㎞까지는 불과 9.9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국내 공식 수입은 아직 안됐지만 개인이 수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2대가 이미 서울 강남지역에서 목격되고 있다.
③미국 닷지 바이퍼 GTS
미국의 대표적 수퍼카다. 750여대가 한정 생산됐고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가 국내에 5대 들여와 판매 중이다. 배기량 7990cc인 바이퍼는 최고 출력 450마력, 최대토크는 67.8㎏ㆍm, 최고속도는 시속 309㎞다. 4초만에 정지상태서 시속 100㎞에 도달한다. 미국 자동차 답게 3500rpm이라는 낮은 엔진회전 수에서 엄청난 토크를 낸다.
또 바이퍼는 지난해 F-16 전투기와 스피드를 겨뤄 0.8km를 단18초만에 통과해 ‘전투기를 꺾은 차’라는 별명을 얻었다. 가격은 1억4000만원대.
■ 공식 수입이 불확실한 수퍼카들
공식 수입되는 수퍼카 이외에 지난 2002년 하반기 국내에 소개돼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수퍼카가 있다. 바로 스웨덴의 ‘코닉세그(Koiengsegg) CC’. 1년에 약 15대만 수작업으로 만드는 코니세그는 배기량 4.7ℓ 수퍼차저 8기통 엔진을 장착해 최대출력 655마력, 최고 속도 390㎞를 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3.5초에 불과하며 가격은 최소 10억원이다. 하지만 코니세그는 국내에 공식 판매되지 않고 있고 언제 수입될지도 불확실하다.
올초만해도 국내 판매가 거론됐던 메르세데스-벤츠의 수퍼카 ‘SLR 맥라렌’도 실제 국내 판매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데뷔한 ‘SLR 맥라렌’은 올해부터 7년간 3000여대만 생산될 예정이다. 엔진은 벤츠 전문 튜닝회사인 AMG서 만들고, 섀시는 F1(포뮬러 원)팀으로 유명한 맥라렌이 담당했다. 배기량 5.5ℓ엔진으로 최고 속도 시속 334㎞을 내며 정지상태서 시속 100㎞ 도달시간은 불과 3.8초다. 7억원이라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3년치 주문이 이미 끝난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벤츠코리아는 최근 “SLR 맥라렌은 머플러가 차량 옆방향으로 돼있어 국내 통관이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 비공식 수입된 수퍼카들
공식 수입이 아닌, 소규모 수입업체를 통해 들어와 국내 도로에서 볼 수 있는 중고 수퍼카들도 꽤있다. 대표적인 것이 람보르기니다.
람보르기니의 대표적 수퍼카인 ‘무르시엘라고(Murcielago)’는 배기량 6192㏄ V12엔진을 장착해 570마력을 자랑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330km. 시속 100㎞까지 3.8초 걸린다.
‘가야르도(Gallardo)’는 5ℓ 500마력짜리 V10 엔진으로 최고속도 310㎞를 낸다. 100㎞까지 가속 시간은 4.1초. 최근 이탈리아에서 경찰의 고속도로 순찰업무에 투입돼 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려일으킨 모델이기도 하다. ‘디아블로(Diablo)’도 492마력의 힘을 내는 5707㏄ V12 엔진을 장착했다. 최고속도 시속 325㎞이며 시속 100㎞ 가속에 4.1초 걸린다.
198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데뷔해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등과 함께 세계적으로 수퍼카 전쟁을 일으킨 ‘포르쉐 959’도 있다. 시속 320㎞를 내는 포르쉐 959는 국내 1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수퍼카급’인 스포츠 세단과 SUV
말이 세단과 SUV이지 실제로는 웬만한 스포츠카는 가볍게 제치는 ‘수퍼카급’ 세단과 SUV도 있다. 스포츠 세단의 대명사는 역시 BMW의 M시리즈. BMW ‘뉴 M5’는 507마력의 V10 4800㏄엔진을 달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7초. 안전최고속도는 시속 250㎞로 제한되지만 실제 성능은 32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엔 내년 중 시판될 예정이다.
벤츠 E클래스의 럭셔리 스포츠 세단인 ‘E 55 AMG’는 5500cc V8 수퍼차저 엔진으로 최고출력 476마력을 낸다. 벤츠 전문 튜닝업체인 AMG에서 엔진을 손봤다. 정지상태에서 4.7초 만에 시속 100㎞에 도달하며 안전최고속도는 시속 250㎞. 판매가격은 1억6590만원이다.
벤츠는 또 ‘CL600’과 ‘SL600’이라는 막강한 스포츠카도 있다. CL600은 5786㏄ V12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500마력을 낸다. 안전최고속도 시속 250㎞이며 가격은 2억6690만원. SL600은 5513㏄ V12 트윈터보 엔진으로 500마력을 낸다. 시속 100㎞ 도달시간은 4.7초며 속도는 시속 250㎞로 가격은 2억6120만원이다.
아우디가 자랑하는 고성능 스포츠 세단 ‘RS6’도 있다. 4172㏄ V8 트윈 터보 엔진으로 최고출력 450마력이다. 아우디 고유의 4륜 구동인 콰트로(Quattro) 방식이며 안전최고속도 250㎞, 100㎞ 가속시간은 4.7초, 가격은 1억67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