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식회사 엔카는 지난 5월 30일 국산, 수입차 20대를 대상으로 실내 미세먼지 수치를 측정한 결과, 외기 순환모드로 주행 시 기아 더 뉴 K5의 미세먼지 수치가 22.2%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고 3일 밝혔다.
뉴 K5에 이어 현대 그랜저HG(20.4%), 현대 아반떼AD(20%), 폭스바겐 골프 7세대(20%) 순으로 실내 미세먼지가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인 자동차 20대 중 14대가 외기 순환모드를 작동했을 때 실내 미세먼지 수치가 오히려 더욱 높아진 것으로 조사돼, 대부분의 자동차가 공조 장치에서 외부의 미세먼지를 제대로 거르지 못하고 실내로 유입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 공기 질을 개선하려고 작동시킨 공조 장치가 오히려 미세먼지를 유입시켜 차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
SK엔카직영이 실시한 이번 조사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국산, 수입차 브랜드의 주요 모델 20대를 대상으로 약 1시간 동안 주행하며 내기, 외기 순환모드에 따른 실내 미세먼지 수치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출발 후 30분간 외기 순환모드로 주행한 결과, 14대의 실내 미세먼지가 최대 22.2% 증가하며 공기 질이 급격히 나빠지는 현상을 보였다. 외기 순환모드로 실내 공기 질이 개선된 모델은 BMW 뉴 3시리즈(-13.6%), BMW 뉴 5시리즈(-7.1%), 쉐보레 스파크(-6.3%), 르노삼성 뉴SM5 플래티넘(-6.1%) 등 4개 모델에 불과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 외기 순환모드로 장시간 운전하면 외부의 미세먼지를 그대로 들이마시며 운전하는 것과 다를 바 없어 운전자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내기 순환모드로 주행할 때에는 쉐보레 스파크, 기아 K3, BMW 뉴 3시리즈 등의 실내 미세먼지가 20% 이상 감소하는 등 대부분의 차에서 실내 미세먼지 수치가 낮아졌다. 공조 장치가 외부의 미세먼지를 제대로 거르지는 못해도 내부 공기를 정화하는 데에는 효과가 있는 것.
반면, 아우디 뉴 A4와 뉴 A6 단 2대만이 내기 순환모드임에도 불구하고 실내 미세먼지가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자동차 공조 장치는 차의 실내 온도와 환기를 관리하는 장치로, 운전자가 쾌적한 환경에서 장시간 운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환기를 할 때는 내기, 외기 순환모드 중에서 선택을 할 수 있는데 내기 순환모드는 내부 공기를 계속 순환시키며 에어필터로 정화하는 것이고, 외기 순환모드는 외부 공기를 끌어 들이고 탁해진 내부 공기를 내보내는 방식이다. 특히 외기 순환모드일 때는 에어필터가 외부 공기의 이물질이나 먼지 등을 최대한 차단해야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다.
SK엔카직영 박정환 브랜드마케팅팀장은 “많은 차주들이 미세먼지가 심하더라도 평소 자동으로 설정해둔 공조 장치를 바꾸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내기 순환모드로 설정하고 운전하는 것이 좋고, 자동차 제조사는 차주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미세먼지를 최대한 차단할 수 있도록 공조 장치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