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부터 2년 단위로 개최되어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서울모터쇼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장 큰 자동차 전시회다. 또한,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이라는 위상에 맞게 세계 자동차산업연합회가(OICA)가 공인한 국제 모터쇼이기도 하다.
국제 모터쇼는 최초로 공개되는 다양한 신차들과 많은 볼거리들을 선보여 자동차 마니아들은 부푼 가슴을 안고 모터쇼를 기대하기도 한다. 그러나 서울모터쇼는 아직까지 국제적인 모터쇼로 자리 잡기 위해선 갈 길이 먼 듯하다.
올해 2015 서울모터쇼에는 피아트-크라이슬러를 판매하는 FCA 그룹과 볼보, 람보르기니 등이 최종 불참 의사를 밝혔다. 특히 람보르기니 같은 경우는 국내 모터쇼에 처음 참가 의사를 밝혀 많은 자동차 마니아들의 관심을 이끌었는데, 결국 모터쇼 시작 전 본사 지원 불가 등의 사유로 참가 철회를 표명함으로써 아쉬움을 안겨줬다.
서울모터쇼에 참가하지 않는 메이커들은 사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더욱 타 메이커들보다 적극적으로 홍보에 열중해야 하지만 서울모터쇼 참가를 과감히 포기했다. 불참 사유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반대 의미로 해석하면 모터쇼에 참가하기 위해 치러야 할 만만치 않은 투자비용 대비 서울모터쇼에서 발생하는 홍보 효과가 미비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표 타이어 업체들도 수년째 참가하지 않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두 차례, 한국타이어는 한 차례 참가한 적이 있으며 넥센타이어는 한 번도 참가한 적이 없다. 수익 창출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의 입장에선 마케팅이나 홍보 효과가 미비한 국내 모터쇼에 비용을 들이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수익 창출을 떠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모터쇼에 국내 기업들이 불참하는 행보는 씁쓸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신차 출시 부족 또한 서울모터쇼의 약점이다.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신차는 국내 제조사의 극히 일부 모델에 불과하며, 제조사들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컨셉트카 역시 이미 해외 모터쇼에서 공개된 것의 재탕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모터쇼 개최 전 온라인 등에 사전 유출되거나 미리 공개되기 때문에 모터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시각적 설렘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서울모터쇼는 하루빨리 ‘특색 없는 모터쇼’라는 오명을 씻어내야 한다. 국내에는 서울모터쇼 외에도 부산모터쇼, 자동차 애프터 마켓 전문 전시회인 서울오토살롱과 오토모티브위크 등이 개최된다. 하지만 다른 전시회들과 비교했을 때 완성차 업계의 참가를 제외하고는 서울모터쇼만의 특징이 없는 단순 ‘자동차 전시회’ 구색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외의 유명 국제 모터쇼들을 살펴보면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사를 홍보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심혈을 기울여 모터쇼에 참가한다. 향후 서울모터쇼가 그러한 모터쇼들과 어깨를 겨루는 국제적인 모터쇼로 거듭나기 위해선 완성차 업계와의 보다 긴밀한 관계 유지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이 진심으로 자동차와 소통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참여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자동차보다 레이싱걸이 더 주목받는 레이싱걸 모터쇼라는 오명을 씻어내고 무질서한 관람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책도 마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