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피서철이다. 인산인해를 이루는 피서인파에 쉬 길 떠나기가 쉽지 않지만 휑한 관광지보다 북적거림이 있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다.
충남 보령시에는 서해안 최대의 해수욕장인 대천을 위시해 크고 작은 해수욕장과 여러 섬들이 있다. 그런 만큼 다른 어느 곳보다 현대적인 편의시설과 다양한 레저시설을 겸비해 가족 나들이를 흥겹게 한다. 특히 보령을 대표하는 머드팩 축제는 국제적인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대천해수욕장은 3.5km에 이르는 해안과 백사장을 따라 각종 편의시설 및 휴식공간, 문화예술공간(아코드길목, 아티스길목, 아베로에스길목, 조각공원, 돌공원)이 잘 조성돼 있다. 또 5만여평에 달하는 울창한 송림은 야영장으로 손색없다.
대천해수욕장 앞바다에 있는 다보도는 이 곳의 또 다른 볼거리. 하얀 자갈해변과 비경을 간직한 다보도까지 수시로 유람선이 왕복 운항한다. 인근의 다른 섬으로 가려면 해수욕장 북쪽에 위치한 대천항에서 배를 타면 된다. 원산도, 삽시도, 외연도 등 크고 작은 섬들로 가는 배가 이 곳 대천항에서 뜨고 닿는다.
대천해수욕장보다 규모는 작지만 쏠쏠한 볼거리가 기다리는 곳은 이웃한 무창포해수욕장. 조선시대 군창지였던 무창포는 서해안에서 최초(1928년)로 개장된 해수욕장이다. 대천해수욕장의 그늘에 가려 그 동안 묻혀 있었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상황이 역전됐다. 바로 ‘신비의 바닷길’ 현상 때문이다.
음력 사리(매달 음력 보름날과 그믐에 조수가 가장 높이 들어오는 때)에 무창포 해변에서 앞바다의 섬, 석대도에 이르는 1.5km의 바다가 바닥을 드러내며 길이 연결되는, 이른바 ‘모세의 기적’ 현상이 일어난다. 그 동안은 여름철 백중사리(음력 7월 보름 무렵으로 밀물수위가 가장 높아진다) 때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매월 두 차례씩 일어나고 있으며, 또 이 바닷길을 사람들이 걸어서 들어가도 안전하다고 판단됨에 따라 지난 96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개됐다.
1시간20분 가량 계속되는 이 물갈림 현상은 썰물 상태에서 바닷물이 갈라져 바닷길이 수면으로 드러나는 자연현상이다. 이 때 바닷길을 따라 들어가면 해삼, 멍게, 소라, 낙지 등 해산물을 직접 잡거나 갯벌에 살고 있는 바지락 등을 채취하는 색다른 경험도 맛볼 수 있다.
대천해수욕장보다 규모는 작으나 주변에 우거진 송림으로 삼림욕까지 곁들일 수 있고, 특히 백사장 앞 1.5km에 2,000여평의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낚시터가 있어 강태공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피서지다. (바닷길 열리는 시간 문의 : 무창포 어촌계 041-936-3510)
*가는 길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서울에서 장항선 이용, 대천역 하차. 혹은 대천행 고속버스 이용. 대천에서 무창포(해수욕장)행 시내버스가 있다(40분 간격/25분 소요).
승용차를 타고 갈 때는 서해안고속도로 대천 IC-36번 국도-대천해수욕장-대천해수욕장 입구-607번 지방도-남포방조제-무창포 해수욕장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