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스마트폰 시대에 걸맞게, 우리는 마치 끈끈이 장갑을 끼기라도 한 듯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다. 스마트폰 중독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그들의 영역은 자연스레 자동차까지 확장됐는데, 시도 때도 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운전자와 보행자들 때문에 사고 위험성이 날로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 2015년 국민교통안전의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00명 중 90% 이상이 운전 중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한 손은 운전대를 잡고, 한 손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죽음의 질주를 서슴지 않는 것이다.
놀랍게도 주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운전자들의 목적은 평상시와 다름없다. 인류의 편의를 위해 ‘스마트’폰이 개발됐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점차 안전불감증 환자가 되어 ‘스튜핏’해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운전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게 졸음운전이나 음주운전보다 덜 위험하다고 착각하지만, 운전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소주 1병반, 즉 면허취소인 혈중알코올농도 0.2%의 수치와 같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실제로 지난 2015년 7월에는 운전자가 스마트폰으로 업무일정을 확인하느라 도로포장 공사 중이던 인부 3명을 덮쳐 모두 사망한 사건이 있었고, 지난해 2월에는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보내던 한 남성이 바뀐 신호를 보지 못한 채 교차로를 내달리다 승객을 태운 택시와 부딪혀 3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러한 위험요소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미국 고속도로 교통안전국의 2015년 발표에 의하면 그 해 교통사고 사망자 3만 5천여명 중 10%가 주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사고를 일으켰으며, 이는 전년대비 8.8%나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그에 따라 미국 도로교통안전협회는 주행 시 운전자의 통화 기능과 내비게이션 사용 외에 모든 기능이 작동하지 않도록 하는 ‘운전자 모드’를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제시했고, 애플은 이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며 새로운 드라이빙모드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국과 비슷한 흐름을 따라갈 것으로 보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운전자들의 ‘의지’다.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은 예비 살인자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것과 같다. ‘잠깐 보는데 어때’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안전운전에 집중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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