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술과 스마트폰의 진화에 따라 승차공유 서비스는 전 세계적인 논쟁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지난 2013년, 자가용 승차공유 서비스인 우버는 디지털 혁신의 아이콘으로 주목받았지만 국내에서는 서울시와 택시업계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혀 제대로 된 서비스를 펼치지도 못하고 2년 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우버 철수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승차공유 서비스에 대한 논쟁이 최근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가 우버와 유사한 '카풀' 서비스 출시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카풀은 이용자가 자신의 위치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방향이 비슷한 자가용 운전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같은 거리를 이동할 경우 택시보다 비용이 저렴하게 책정될 예정이다. 이미 불법이 되어버린 우버와의 차이점은 오로지 출퇴근 시간에만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것.
카풀 서비스로 인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택시업계의 입장은 단호하다. 본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 81조에 따르면 자가용 자동차의 유사운송을 금지한다고 명시돼있으나 '출퇴근 시 함께 타는 경우'는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따라서 출퇴근 시간 규정이 분명치 않은 카풀이 24시간 운영되면 택시의 생존권 침해가 불가피해진다며 택시기사들은 대규모 시위와 파업을 강행하기도 했다.
이에 카카오측은 난감한 기색을 표하며 지난 9월 20일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발생한 택시 호출이 약 20만 5,000건이었지만 배차 가능한 택시는 이에 한참 모자라는 약 3만 7,000대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출퇴근 및 새벽 시간 승차전쟁을 해소하기 위해 카풀 서비스 도입을 추진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양측의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시민들의 찬반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승차거부와 난폭운전 등 택시의 운행 횡포에 대해 오랫동안 깊은 반감을 가져온 시민들은 서비스 개선 없이 요금만 인상하는 택시 대신 저렴한 카풀을 이용하겠다며, 고령의 기사들이 운전하는 택시보다 카풀이 더 안전하다는 의견을 펼치기도 했다.
반면, 오직 스마트폰으로 운전자와 동행자를 선정하는 카풀 서비스는 운전자의 운전 경험치 뿐만 아니라 범죄 전과 이력 확인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새로운 범죄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존재하며, 출퇴근 시간이 아닐 경우 사고가 발생하면 동행자에 대한 보험처리 대책이 명확하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택시나 카풀 어느 쪽도 위험요소를 안고 있는 셈이다.
결국 대기업의 힘과 거대한 인프라를 내세워 수익을 얻겠다는 카카오와 서비스 개선 의지 없이 그저 밥그릇을 뺏길 수 없다는 택시업계가 충돌해 갈등만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비스 성공 유무는 이용자들에게 달렸지만, 답 없는 선택지라면 과감하게 포기할 필요도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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