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모델리뷰를 통해서 소개된 바 있는 M5, M쿠페와 마찬가지로 M3도 BMW의 모터스포츠와 특수차량 생산 전담 자회사인 BMW M GmbH에서 생산된다. 1978년 처음 선보인 M시리즈인 M1 이 후 가장 성공적인 M모델로 자리잡은 것이 바로 M3이다. M3는 1986년 레이스참가를 위하여 처음 개발됐다. M시리즈로는 처음으로 직렬4기통 엔진을 장착한 모델인 초대 M3(코드명 E30)는 컴팩트한 차체에 2.3리터 195마력 엔진을 얹고 등장해 수 많은 레이스에 참가해 명성을 쌓았다. 88년에는 M3 컨버터블 모델이 더해졌고, 후에 230마력의 스포츠 에볼루션도 등장했다.
2세대 M3(E36)는 1993년 4기통이 아닌 직렬 6기통 엔진을 얹고 등장했다. 컴팩트한 4기통에 비해 무겁긴 하지만 강력하고 부드러운 직렬 6기통 3.0 엔진은 M3의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 후에 3.2리터로 배기량을 키우고 알루미늄 블록과 더블 바노스를 적용한 321마력엔진으로 성능이 향상되었다. 이 엔진은 M로드스터와 M쿠페에도 얹히게 되면서 큰 사랑을 받았다.
스포츠카의 진화는 언제나 기대되고 반가운 것일까?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M3도 새롭게 진화했다. 199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와 2000년 제네바 모터쇼등을 통해서 등장한 3세대 M3(E46)는 새로운 3시리즈 쿠페를 베이스로 개발되었다.
새 M3는 구형에 비해 크고 볼륨감 있는 차체와, 넓고 안락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의 실내, 보다 강력해진 성능과 레이싱카 수준의 퍼포먼스를 위해 개선된 새로운 SMG II(옵션)등으로 무장했다.
겉모습은 3시리즈 쿠페를 닮았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뭔가 다르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광폭타이어를 수용하기 위해 부풀린 오버 펜더는 외관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다. 그리고 그 휠하우스를 가득 채우고 있는 19인치 휠과 광폭타이어는 이 차가 어떤 차인지를 잘 말해주는 요소가 된다.
자세히 살펴보면 많은 부분이 3시리즈 쿠페와 다르다. 대형 에어 인테이크 홀이 뚫려 있는 범퍼아래의 립 스포일러는 사이드와 리어로 이어진다. Z시리즈를 통해서 사랑을 받고 있는 앞 펜더 뒤쪽의 사이드 에어 홀이 신형 M3에도 마련되었다. 에어 홀은 부풀린 본네트 가운데에도 위치해 있다. 사이드 미러는 2세대 M3와 달리 M5를 닮은 타원형이다. 뒤로 가면 트렁크 끝 부분에 일체형의 작은 스포일러가 마련되어 있고, 범퍼 좌우에 각각 2개씩의 머플러가 장착되어 있어 강력한 성능을 암시해 준다. 무엇보다도 사이드와 리어에 부착된 3색의 M3로고가 가슴을 설레게 한다. 옵션인 19인치 알루미늄 휠을 앞 뒤에 장착했고, 타이어는 앞 225/40ZR19, 뒤 255/35ZR19 사이즈를 신었다.
고성능 스포츠카인 M3이지만 3시리즈 쿠페를 베이스로 한 만큼 실내의 배치는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새로운 3시리즈가 그런 것처럼 3세대 M3도 구형에 비해 실내가 넓어지고 보다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하지만 버켓 타입 가죽 시트와 시프트 로커가 달린 M타입 스티어링 휠, 사이버틱한 디자인의 SMG II 기어레버 등은 한눈에도 범상치 않은 인상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새롭게 디자인된 버켓타입 가죽 시트는 바닥 앞 부분 길이 조절을 제외한 모든 기능이 전자동으로 조절 되는데, 특히 옆구리를 조여주는 날개부분까지 전동식으로 조절할 수 있어 운전자에 따라, 달리는 상황에 따라 몸을 지탱해 주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M5와 같이 사용하는 M 타입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다소 부담이 될 정도로 두툼한 타입이지만 쿠션이 있어 달릴 때는 긴장감을 풀어주는 느낌이 든다.
스티어링 휠 뒤 쪽 좌우에 마련된 시프트 레버인 로커는 페라리의 것과 같은 방식이지만 크기가 작고 스티어링 휠과 일체식이다.
엔진은 직렬 6기통 24밸브 3,246cc로 구형에 비해 배기량이 불과 44cc 증가했고, 알루미늄 헤드에 주철 실린더, 더블 바노스등이 적용된 점은 같지만 많은 부분을 새로 다듬어 성능을 높였다. 터보차저등을 사용하는 대신 고회전에 적합하도록 개발해 최고 회전수를 8,000rpm까지 끌어 올리고 최고출력은 고회전 영역인 7,900rpm에서 343마력을 발휘한다. 구형에 비해 22마력이 증가해 리터당 마력수가 106마력에 이른다. 이는 자연흡기 엔진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페라리에 맞먹는 수치다. 최대 토크는 37.2kg.m이며 최고 속도는 시속 250km에서 제한된다.
E46 M3에는 첨단 차동제한장치인 가변 M 디프렌셜이 새롭게 장착되어 강력한 힘을 노면에 효과적으로 적용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트랜스미션은 수동 6단과 SMG II를 선택할 수 있는데 오늘 소개하는 차량은 SMG II가 장착되어 있다. 수동 6단의 경우 0 ~ 시속 100km 가속에 5.2초가 걸리며, SMG II의 경우 이보다 더 빠르다. 새롭게 개선된 SMG II (Sequential Manual Gearbox)는 강력한 스포츠카인 M3에 레이싱카 분위기를 물씬 더한다. 크롬으로 장식하고, 고무를 덧대 그립이 좋다. 작동 시 스트로크가 짧은 것도 매력적이다.
3세대 M3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장치 중에 으뜸은 역시 새롭게 개선된 SMG II일 것이다. Sequential Manual Gearbox의 이니셜인 SMG는 포르쉐의 팁트로닉이나 여러 고급 승용차에 적용되고 있는 스텝트로닉과는 그 근본이 다른 장치인데 이는 후자들이 자동 변속기를 바탕으로 한 것인데 반해 SMG는 수동 변속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동 변속기를 바탕으로 하는 반자동 변속기를 장착한 차량으로는 페라리 360 모데나 F1과 575M 마라넬로, 마세라티 스파이더와 쿠페등이 있으며 고성능형이 아닌 보급형이 장착된 모델로는 벤츠 A클래스, 도요다 MR-S, MCC 스마트등을 들 수 있겠다.
이와 같은 시퀀셜 매뉴얼 변속기는 BMW에서 레이싱을 위해 최초로 개발이 되었지만 실제로 사용이 되기는 페라리가 F1머신에 장착한 것이 처음이다. 이 후 도로용 양산 모델에는 96년 BMW M3에 SMG가, 그리고 97년 페라리 F355에 F1기어가 장착되었다.
그러면 E36 M3에 장착되었던 초기 SMG를 개선해서 E46 M3에 장착한 SMG II를 살펴보자.
SMG II는 전자 시스템이 클러치를 조작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클러치 페달이 없다. 운전자는 센터 터널의 기어 레버를 상하로 움직이거나 스티어링 휠 뒤 쪽에 부착된 좌, 우 로커를 당기는 것으로 전자 시스템에 신호를 보내면 SMG II는 불과 0.08초만에 변속을 마무리 해 준다. F1 머신에 사용되는 기술이 적용된 만큼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는 것이다.
기어 레버의 뉴트럴 포지션은 일반 수동 변속기와 달리 왼쪽으로 다소 기울어 있다. 레버를 오른쪽으로 옮겨 중앙에 위치시키면 기어는 1단으로 세팅이 된다. 이 상태에서 레버를 다시 오른쪽으로 한 번씩 밀 때 마다 SMG II는 시퀀셜 모드와 오토 모드로 변환이 된다. 뉴트럴 상태에서 레버를 왼쪽으로 당기면서 앞으로 밀면 후진에 위치하게 된다. 이러한 모든 작동은 계기판 하단 우측에 네비게이션으로 표시가 되므로 운전중에는 계기판만 주시하면 된다.
기어가 오토 모드가 되면 기어 단수를 표시하는 숫자 옆에 A라는 글자가 나타나며, 시퀀셜 모드가 되면 숫자만 나타난다.
시퀀셜 모드는 6단으로 구성이 되어 있어 레버를 위로 밀면 시프트 다운이 되고 아래로 당기면 시프트 업이 된다. 기어 레버를 조작하지 않고 스티어링 휠에 부착된 로커로도 변속이 가능하다. 왼 쪽 로커를 당기면 시프트 다운, 오른쪽을 당기면 시프트 업이 된다. 시퀀셜 모드에서는 팁 트로닉과는 달리 rpm이 레드존에 도달해도 자동으로 시프트업이 되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SMG II는 레이싱에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개발된 만큼 매우 정교해 실제 주행 시에도 이에 맞는 운전 테크닉이 절대 필요하다.
Rpm이 상승하면서 4,000rpm에 이르면 계기판에는 바늘 오른쪽으로 노란색 점등이 켜지고 바늘이 이동함에 따라 점등이 줄어들면서 오른쪽으로 함께 이동한다. Rpm이 정점에 이르러 변속 시점이 되면 빨간 불이 켜지는데 이 때 오른쪽 로커를 당겨 시프트업을 하는 것이 최적이다.
만약 rpm 상승 속도가 빠르지 않거나 낮은 rpm에서 변속을 시도할 경우에는 변속이 매끄럽게 이루어지지 않아 차체가 울컥거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시퀀셜 모드로 주행을 하고자 한다면 변속 타이밍에 대한 훈련이 꼭 필요하다. 또한 일반적인 시내 주행이라면 시퀀셜 모드로 주행하기 보다는 오토모드로 주행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오토 모드는 변속 포인트에 따라 5가지 모드가 마련되어 있다. 이것은 기어 레버 아래쪽에 위치한 버튼을 이용해 조절하는데 계기판에는 막대 갯수로 표시가 된다. 막대가 한 개 나타나는 A1모드로 주행할 경우 2,000rpm 근처의 낮은 rpm에서 자동으로 변속이 이루어지고, 막대 개수가 많아지면 보다 높은 rpm에서 변속이 이루어진다. 막대가 5개인 A5모드로 주행할 경우에는 거의 레드 존에 육박한 시점에서 변속이 자동으로 이루어 진다.
스포티한 주행을 원할 경우에는 A5모드로, 조용하고 연비가 높은 경제적인 주행을 원할 경우에는 그 아래 모드로 선택하면 된다. 모드 선택은 주행 중에도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
일반 자동 변속기와 다른 점은 자동 변속기에서 기어를 D모드에 위치시킨 후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차가 서서히 움직이는 크리핑 현상이 SMG II에는 없어, 기어가 1단에 위치해도 엑셀러레이터를 밟지 않으면 차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클러치가 없어 반클러치 상태를 만들 수도 없는 SMG II로 좁은 공간에서 정교하게 움직여야 하는 경우등에는 엑셀링에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만 한다. 하지만 SMG II의 경우 경사에서 차가 뒤로 미끄러지는 현상을 잡아주는 기능은 마련되어 있어 편리하다.
편리한 자동 변속기와 경제적이고 성능이 뛰어난 수동 변속기의 장점들만 가진 변속기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메이커들이 노력한 결과 스텝트로닉이라는 절충안이 나왔지만 사실 수동변속기와 동일한 성능과 경제성을 갖추진 못했다. 결국 완벽한 대안은 페라리의 F1기어와 함께 BMW의 SMG II 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자동 변속기에만 익숙한 운전자들이라면 고도의 레이싱 기술이 접목된 SMG II를 위해 훈련하는 수고를 꼭 거쳐야만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