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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서킷에서 맛본 포르쉐 10종 세트


하루 종일 10여대의 포르쉐를 타고 달린다. 그것도 무려 F1 서킷에서. 포르쉐 월드 로드쇼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 8월 12일부터 열흘 동안 전남 영암에 위치한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은 온통 강력한 포르쉐 바이러스로 물들었고, 참가자들은 모두 바이러스에 집단 감염됐다.

기사,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사진 /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


포르쉐 월드 로드쇼는 포르쉐 본사에서 직접 주관하는 국제적인 대규모 드라이빙 이벤트로 전 세계를 순회하며 열린다. 독일 포르쉐에서 인증한 프로페셔널 드라이빙 강사 팀과 포르쉐 전 차종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이 행사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어 최고의 드라이빙 이벤트로 각광받는다. 여기에 해마다 참가를 희망하는 인원이 늘어나고 있으며, 포르쉐를 향한 세계 자동차 마니아의 뜨거운 관심과 높아지는 모터스포츠에 대한 열정을 실감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포르쉐의 아이콘 911 시리즈는 물론, 미드십 로드스터와 쿠페 박스터·카이맨, 4인승 럭셔리 세단 파나메라와 고성능 SUV 카이엔 등 포르쉐의 전 차종을 만나고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자리였다.


특히 행사를 위해 독일에서 20여대의 포르쉐가 공수되어 직접 운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포르쉐 독일 본사에서 파견한 5명의 전문 드라이빙 강사는 이벤트 기간 동안 레이싱 서킷에서의 슬라럼, 브레이킹, 핸들링 등 참가자들의 운전 기술 향상을 위한 전문적인 지도를 담당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단순히 자동차 전시와 레이싱 관람에 그치는 모터스포츠 행사에서 벗어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포르쉐를 직접 체험함으로써 포르쉐가 선사하는 강력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느끼고 스포츠 드라이빙에 대한 더욱 직접적이고 생생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행사 당일, 본격적인 코스 체험에 앞서 국내 최초로 포르쉐의 새로운 모델이 공개됐다. 파나메라의 최상위 모델인 파나메라 터보 S가 그 주인공. 출력은 기존 터보 모델보다 50마력 상승한 550마력을 발휘하고, 최대토크 76.5kg.m를 바탕으로 0-100km/h 3.8초, 최고속도 306km/h라는 슈퍼카의 영역을 자랑한다.

외관과 실내에도 터보 S만의 디테일과 색상이 가미된다. 포르쉐 익스클루시브 프로그램의 사이드스커트와 4웨이 리어스포일러가 장착되고, 실내 색상에는 터보 S 전용 투톤 컬러 조합이 사용된다.


그야말로 괴물의 포스를 자랑하는 파나메라 S를 뒤로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포르쉐 바이러스에 감염될 차례다. 옅은 빗방울이 내리고 그치길 반복하는 서킷에서 가장 먼저 타게 된 포르쉐는 블랙 카리스마의 박스터 스파이더. 녀석과 함께할 코스는 길고 긴 슬라럼. 포르쉐의 미드쉽 스페셜 모델에서 느껴지는 환상적인 핸들링 감각을 몸소 체험해보는 것이다.


박스터 스파이더와 한 몸이 되어 가벼운 몸놀림으로 내달리는 즐거움을 만끽하다보니, 자꾸만 욕심이 생겨 오버스피드로 라바콘을 아슬아슬하게 지나치다가 몇 개를 날려버리고 말았다. 결국 기록 측정에서도 라바콘 2개를 날려버린 대가로 패널티를 받아 아쉽게 순위권 밖으로 밀려버렸지만, 박스터 스파이더의 경쾌한 풋워크를 몸소 체험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기에 충분했다.


박스터 스파이더를 뒤로 하고 다음 코스로 이동하니, 이번엔 무시무시한 은빛 탄환이 기다리고 있다. 911 터보 카브리올레를 타고 론치 컨트롤로 출발해 속도를 높인 후에, 다시 급브레이킹하는 코스. 빠르게 달리다가 급차선 변경을 하며 자세를 잃지 않고 빠르게 멈추는 방식이다.


일단 911터보의 가속력은 역시 폭발적이란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이상. 론치 컨트롤로 출발하면 3초를 조금 넘기는 찰나 100km/h에 도달하고, 미안하리만큼 사정없이 풀 브레이킹하며 스티어링 휠을 낚아채도 전혀 흔들림 없이 멈춰버린다. 빠르게 달리는 것보다 빠르게 멈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스포츠카의 진리, 게다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멈춘다는 것을 911 터보 카브리올레가 몸소 실천했다.


슬라럼과 브레이킹 코스를 끝마친 후엔 드디어 본격적으로 서킷을 달려보는 핸들링 체험코스. 여기서는 8대의 각기 다른 포르쉐가 등장한다. 먼저 스포츠카 4개 모델인 카이맨 S, 911 카레라, 911 카레라 S 카브리올레, 911 GTS를 번갈아 타며 선두차인 박스터 S를 따라 서킷을 한 바퀴씩 돌게 된다.


그룹 주행인 만큼 앞차를 추월하지 못하는 규칙으로 마음껏 달리지 못하는 약간의 답답함도 있었지만, 각기 다른 출력과 코너를 돌아나갈 때의 반응을 느끼며 서킷을 달리는 자체로도 특별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911의 경우 헤어핀 코스에선 무거운 엉덩이가 느껴지며 리어가 움찔거리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역시 코너에서 가장 월등한 실력을 발휘하는 모델은 911 사이에 홀로 끼어있는 카이맨. 비록 직선주로에선 911을 따라가기 버거울지언정, 태생이 미드쉽인 장점을 서킷의 코너마다 마음껏 펼쳐낸다.


다음은 같은 서킷을 파나메라와 카이엔으로 달리는 순서. 사실 일반적으로 공도에서 한 대만 시승할 땐 파나메라나 카이엔도 같은 장르의 다른 차종들과 비교하면 굉장히 포르쉐다운 하드코어함이 느껴졌는데, 앞서 911들과 카이맨을 경험한 직후였기 때문에 굉장히 안락하고 부드러운 감각으로 주행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레벨에 따라 차이는 존재한다. 파나메라 4S, 파나메라 터보, 카이엔 S, 카이엔 터보를 번갈아가며 탔는데, 이런 식의 조합이라면 당연히 상위 모델에 대한 욕심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카이엔 S의 오너가 카이엔 터보의 무시무시한 가속성능을 서킷에서 체험하고 나면 출력에 대한 열망이 생길 것이고, 파나메라 터보까지 타고나면 카이엔보다 안정적인 코너링 실력에 반하면서 SUV를 버리고 슈퍼세단을 원하게 되는 것이다. 아니면 아예 세컨카로 911이나 카이맨을 장만할 계획을 세우고 있을지도.


직접 스티어링 휠을 잡는 것은 여기까지였지만, 마지막으로 가장 짜릿한 체험이 남아있었다. 전문 강사들이 직접 운전하는 각종 포르쉐의 조수석과 뒷자리에 앉아 토할 준비를 하는 데모 랩 순서. 여기서도 911을 비롯해 카이맨과 파나메라, 카이엔까지 다양한 택시들이 마련됐다.


각 모델의 성능을 90%까지는 사용하겠다는 호언장담과 함께 시작된 데모 랩에서 기자는 안타깝게도 선두인 911 GT3가 아닌 맨 뒤에 서있는 카이엔 터보에 당첨됐다. 진한 아쉬움을 달래며 카이엔 터보의 조수석에 올라탔는데, 결과적으론 오히려 행운이었다. 서킷의 모든 코너를 드리프트로 돌아나가는 카이엔 터보를 언제 또 타보겠는가. 토하는 대신 감탄사를 연발하며 가장 재밌는 택시를 즐겼다.


이렇게 멀리 전남 영암까지 내려가 10대의 포르쉐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F1 서킷을 누비고 달린 2011 포르쉐 월드 로드쇼. 국내에선 2008년 이후 3년 만에 개최된 포르쉐 바이러스 집단 감염 행사였다. 앞으론 그 횟수와 참가 인원도 더욱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전 세계적으로 포르쉐 월드 로드쇼 참가자의 10% 정도는 결국 포르쉐를 구입한다고 한다. 또한 포르쉐 월드 로드쇼가 개최된 나라는 그 해 판매량도 증가한다고 하니, 이런 행사는 결국 브랜드 가치 상승과 함께 판매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포르쉐는 알고 있는 것이다. 물론 타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사고 싶은 욕구가 넘치는 차종을 보유한 브랜드만이 할 수 있는 행사이기도 하다.


전통의 911은 그 이름 자체로도 스포츠카의 대명사이자 영원한 남자의 로망이다. 곧 등장할 코드네임 991 신형 911은 여전히 가장 위대한 스포츠카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켜낼 것이 분명하다. 물론 모든 포르쉐에겐 모델 체인지가 갖는 의미는 그리 크지 않다. 당장은 신형 911보다 그 전에 997형 911의 대미를 장식할 카레라 4 GTS가 더욱 탐나는 이유다.

박스터와 카이맨은 911의 그늘 아래 출력이 봉인되면서도 언제나 주체할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한다. 장담하건데 만약 911보다 비싸다 해도 사고 싶어 안달 난 사람들은 분명히 있을 터. 행사 도중 어떤 포르쉐를 가장 좋아하냐는 전문 강사의 질문에 기자는 고민 없이 카이맨이라고 대답했다. 서킷을 달려보니 공도에서보다 더 사랑스러웠던 것.

하지만 포르쉐를 구입하는 고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것은 다름 아닌 파나메라와 카이엔이다. 독보적인 카리스마로 공도에서 너무나 편하고 빠르게 달리며 만족감을 선사하는, 온 가족이 다함께 감염되는 포르쉐 바이러스라 할 수 있겠다.


남자의 로망 포르쉐는 이제 간단히 셀 수 없을 만큼 종류가 다양해졌다. 앞으로는 더 다양해질 예정이다. 다른 브랜드만큼은 아니지만 성격도 조금씩 바꿔가며 시대의 흐름에 맞춰가고 있다. 하지만 모든 포르쉐가 지금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남자의 로망은 오직 포르쉐일 것이다. 그리고 고민할 필요는 없다. 포르쉐는 그냥 여전히 계속 포르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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