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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심의 카운터 펀치, 쌍용 티볼리 디젤


올해 초 가솔린 모델을 시작으로 출시된 티볼리는 주춤했던 쌍용차의 판매량에 상승곡선을 그려내는 효자 모델 역할을 해내며 소형 SUV 시장에 빠르게 자리 잡았다. 이어서 드디어 고효율 트렌드에 부합하는 디젤 모델을 라인업에 추가하며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서킷에서 그 실체를 공개했다. 고저차가 심한 서킷과 굽이진 국도에서 티볼리 디젤의 본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외관은 기존의 가솔린 모델과 동일하다. 단 하나의 차이점이 있다면 리어 해치에 디젤 모델임을 알리는 XDI 배지가 달린 것이 전부. 실내 디자인과 구성 또한 계기판의 회전계 숫자가 줄어든 것을 제외하면 모두 기존과 동일하다.


쌍용은 티볼리 디젤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고, 유로6 기준에 부합하기 위한 연구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물로 탄생한 1.6 리터 직렬 4기통 e-XDi160 엔진은 최고출력 115마력, 최대토크 30.6kg.m를 발휘하며, 가솔린 모델과 마찬가지로 검증된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와 조합을 이룬다. 복합연비는 15.3km/L로 준수하다.

티볼리가 품은 디젤 엔진의 장점은 바로 정숙성. 아이들링 상태에서도 예상 외로 조용하다. 일반적인 디젤 엔진들의 익숙한 소음과는 달리, 엔진음이 낮은 음역대로 잔잔하게 울린다. 이유인즉슨 엔진룸과 차체에 2중 대쉬 패널과 흡음재를 적용해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과 진동을 상당히 차단시켰기 때문이다.


다음은 서킷에서 티볼리 디젤과 달려볼 차례. 사실 이번 시승을 앞두고 별다른 기대는 하지 않았다. 출력이 높지 않은 디젤 SUV의 특성상 한계가 분명할 텐데, 고저차가 심한 인제 스피디움 서킷 달린다니 아무래도 무리일거란 생각이 앞섰다.

그런데 의외로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이는 티볼리 디젤. 가속페달은 즉답식으로 설정되어 살포시 밟아도 빠른 반응을 보이고, 6단 자동변속기는 부지런하고 똑똑하다. 코너 진입 시 브레이크의 응답성은 상당히 즉각적이다.


하지만 제동력이 초반에 집중된 세팅과 속도를 이겨내지 못하는 사계절 타이어로 인해 강한 제동을 걸면 ABS가 작동하며 브레이크가 잠겨버린다. 어느새 그립이 흐트러지고 자세를 잃어 리어가 흐르는 상황을 연출하는 티볼리 디젤. 이는 비단 브레이크와 타이어만의 문제가 아닌 리어 토션빔 서스펜션의 한계일수도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차가 서킷을 달리는 용도는 절대 아니라는 것.


이번엔 서킷을 뒤로한 채 공도주행을 시작해본다. 일반 운전자의 99.9%가 달리게 될 일반도로다. 티볼리 디젤은 여기서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작은 차체에 디젤 엔진을 품었기 때문에 경쾌하고 날렵하게 스트레스 없는 주행이 가능하다. 낮은 회전수부터 구현되는 최대토크는 시종일관 지치지 않고 차체를 이끌어 나간다.


서스펜션의 반응도 수준급이며 노면을 읽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서킷에서 다소 난해했던 브레이크도 이제는 적응될수록 제 역할을 충실히 이어간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스티어링 감각. 버튼 하나로 전동식 스티어링 휠의 세팅을 노멀, 컴포트, 스포츠의 3가지 모드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어떤 모드에서도 양손에 노면정보는 전달되지 않고 무게감만 달라지는 이질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 부분은 차후에 반드시 보완되길 기대해 본다.


쌍용차는 티볼리 출시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소형 SUV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가솔린 모델의 아쉬운 성능과 효율을 디젤 모델로 확실하게 잡아내 입지를 탄탄하게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티볼리 디젤이 스타일과 효율을 모두 원하는 젊은 고객층 다수를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쌍용차가 써내려가는 반전의 시나리오는 분명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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