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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뛰는 진화, 렉서스 뉴 GS


강한 햇볕이 가득 내려쬐는 서킷. 아스팔트는 열기를 내뿜고, 그 위에 서있는 차들은 으르렁거리고 있다. 이곳은 대한민국 모터스포츠 역사의 중심지인 용인스피드웨이. 렉서스가 이달 초 부산모터쇼에서 공개한 신형 GS 라인업의 GS 200t, GS 450h, GS 350, GS F 모델들을 한 자리에서 모두 체험해봤다.

글, 사진 / 김태준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본격적으로 달릴 채비를 마친 뉴 GS의 외관은 렉서스만의 대형 스핀들 그릴을 필두로 L자 형상의 트리플 빔 바이-LED 헤드램프와 화살촉 형상의 LED 주간주행등, 날렵한 A필러와 C필러, 루프라인 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으며, 공격적인 형상의 앞 범퍼는 오버행이 35mm 증가해 이전 모델보다 한층 더 역동적이고 압도적인 인상으로 금방이라도 서킷으로 뛰쳐나갈 듯한 기세를 드러내고 있다.


실내는 곳곳의 마감처리 등이 부분변경 이전의 GS에 비해 전반적으로 더 고급스러워졌으며, 모델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엔트리급인 GS 200t 모델만 해도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를 갖추고 있어 렉서스라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다시금 상기시켜준다.


가장 먼저 탑승한 차량은 NX, IS, RC에 이어 2.0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GS 200t 모델. 이 다운사이징 엔진은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5.7kg.m를 발휘한다. GS 라인업에서는 출력이 가장 낮아서인지 마치 자신의 모든 힘을 쥐어 짜내듯 달리면서도 힘든 티를 내지 않으려는 성격이 엿보인다. 4기통 엔진이지만 날카로운 엔진 소리가 아득하게 들릴 정도로 정숙하며, 서킷이니만큼 출력의 아쉬움은 존재하더라도 코너에서 예상외의 탁월한 실력을 보여준다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다음으로 몸을 맡긴 차량은 GS 350 모델. 3.5리터 V6 가솔린 엔진의 최고출력은 316마력, 최대토크는 38.7kg.m이며, 8단 스포츠 다이렉트 시프트 자동변속기가 적용되어 출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낸다. GS 200t 모델보다 여유롭고 힘이 넘쳐 답답함이 없고, 같은 차체지만 코너 탈출도 더욱 수월하다. 몸에 딱 맞는 운동복을 입은 것처럼 가볍고 활동적인 성능을 발휘해 GS에 가장 어울리는 엔진이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GS 450h 모델을 타면서 혼란에 빠져버렸다. 수치상으론 엔진과 전기모터의 힘을 합쳐 최고출력 343마력, 최대토크 35.5kg.m를 발휘하지만,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이라 하면 빠르게 달리는 것보단 정숙성과 연비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서킷을 재밌게 달릴 수 있으리라 기대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토록 낮은 기대치는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사라지기 시작했다. 정숙한 가운데 엔진음과 배기음이 와 닿을 정도로 들리지 않아 자연스레 오른발에 좀 더 힘을 주면, 엔진과 전기모터가 매끄럽고 탁월한 가속력으로 순식간에 코너를 눈앞에 가져온다. 렉서스는 성능에 대한 자신감으로 GS 450h를 달리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라 소개했는데, 그들의 자신감을 간과하고 달린 결과는 놀라울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서킷을 질주한 모델은 렉서스의 고성능 ‘F’계보를 잇는 GS F. 요즘 같은 시대에 자그마치 5.0리터 V8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473마력, 최대토크 53.7kg.m의 강한 출력을 발휘하며, 8단 스포트 다이렉트 시프트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뛰어난 주행 성능과 효율을 이끌어낸다.


외관은 앞뒤 펜더와 오버행을 증대시키고 전고를 낮춰 스포티한 자세를 연출하며, F를 상징하는 메쉬타입 스핀들 그릴, 19인치 F 전용 단조 알루미늄 휠, 카본 리어스포일러, 쿼드 배기 파이프 등이 은은한 카리스마를 드러낸다. 실내에는 스포츠 시트 등을 비롯해 F 모델만의 다양한 요소들이 가미됐지만, 기본적으론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급스러움이 가득하다.


자주 접하기 힘든 8기통 자연흡기 엔진의 퍼포먼스를 느끼기 위해 가솔페달을 짓누르자 액티브 사운드 컨트롤을 통해 가공의 엔진음과 배기음이 실내 스피커를 통해 인위적으로 유입된다. 그러나 실제 소리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전혀 거슬리지 않는다.

강력한 가속 성능에 따라 계기판은 순식간에 200이 넘는 숫자를 보여주고, 코너 진입을 위해 급제동을 시도하자 전륜 6피스톤, 후륜 4피스톤의 브렘보 브레이크가 휘청거림 없이 안정적인 제동력을 선보인다. 아울러 단단하고 강인한 차체와 토크 벡터링 시스템 등이 날카로운 코너링을 돕는다.


과거의 렉서스는 정숙성과 안락함을 최고의 무기로 내세워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탄탄하게 다졌다. 하지만 2012년 등장한 3세대 GS를 필두로 독일 프리미엄 3사 대비 부족했던 스포츠성을 강조하기 시작했고, 이후 모든 차종의 주행 성능과 감각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그러한 변화와 함께 F 이니셜을 새긴 고성능 모델도 점차 늘려가고 있다.

렉서스는 새로운 GS 라인업을 통해 다운사이징 터보, 하이브리드, 고성능 자연흡기 등의 다채로운 파워트레인을 제시하며 고객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갈수록 치밀해지는 완성도에 달리는 즐거움까지 더한 렉서스의 진화는 상당히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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