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나 스마트폰 등의 다양한 전자기기는 우리의 삶에 필수적이며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기계들이다. 인간과 밀접하게 연관된 ‘기계’인 자동차는 지금껏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에 의존해 전기 동력과는 동떨어져 발전되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테슬라는 배터리를 전기로 충전해 동력을 발전시키는 자동차에 주력했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한 전기차, 테슬라를 만나봤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제조하는 미국의 회사로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롤모델인 앨런 머스크가 CEO로 활약하며 전 세계 전기차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직은 테슬라가 국내 정식 출시되기 이전이기 때문에 카쉐어링 업체 ‘쏘카’에서 연구목적으로 운영 중인 테슬라 모델 S 70D를 짧은 시간 제공받아 시승을 진행했다.
외관은 전기차라 해서 특별하게 차별화된 점은 없다. 전장이 4,979mm로 대형 세단에 가까운 길이지만 날렵한 선을 부각시키고 쿠페 스타일로 완성해 세련미를 뽐낸다. 아울러 헤드램프와 리어램프에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첨가해 최신 기술의 전기차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킨다.
실내 분위기는 적당히 고급스럽고, 최신 전자기기를 결합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17인치에 달하는 중앙 터치스크린. 지금껏 경험했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중 가장 진화했으며, 보조적인 옵션의 수준을 뛰어넘어 차량을 전반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흡사 인공지능 고성능 PC가 차량 전체를 통제하는 상황처럼 느껴진다.
1,2열은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소재를 사용했으나, 전통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흉내 내는 수준에 머물렀고, 조립 품질 및 유격 단차 등이 조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특별히 흠 잡을 곳 없는 일반적인 수준이다.
2열 공간은 평균키의 성인남성 기준 무릎공간은 상당히 여유로운데 반해 등받이 각도는 이해할 수 없을 만큼 곧추서있어 대단히 불편하다. 시트의 착좌감은 딱딱한 편이며, 몸을 잡아주는 느낌이 없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테슬라 모델 S 70D 모델은 차체 하부 전․후면에 듀얼모터를 적용해 상시사륜구동 방식을 채택했다. 최고출력 328마력, 최대토크 53.5kg.m를 발휘하며 0-100km/h 가속시간은 5.2초로 여느 스포츠카나 고성능 스포츠 세단들과 다를 바 없는 가속성능을 자랑한다.
배터리 완충 시 계기판에는 약 360km의 주행가능거리가 표기되지만, 실 주행 가능거리는 300km 내외로 외부 기온과 주행 스타일에 따라 효율이 결정된다. 소비자가 추가비용을 지불하면 고용량 배터리를 선택할 수 있는데, 현재 가장 상위 모델인 P100D의 경우 완충 시 57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더욱 강력한 가속성능을 발휘한다.
가장 궁금했던 주행감각은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전기차의 구조적 특성상 배터리가 차량 하부에 깔리면서 무게중심이 낮아졌고, 그로인해 전반적인 움직임이 상당히 안정적이다. 또한 급격한 스티어링 조작에도 무게가 한쪽으로 편중되는 느낌이 없어 적극적인 스포츠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서스펜션도 승차감과 주행성능을 두루 만족 시킬 수 있도록 적절하게 조율되어 탄탄하면서도 편안한 안락함을 제공한다.
엔진을 대체해 전기모터가 동력을 발전시키기 때문에 가속페달을 전개하면 ‘위잉’하는 모터소리와 함께 가속이 이뤄진다. 고속주행에서는 풍절음이 적어 만족스럽지만, 급제동 시에는 ABS 등의 전자장비가 이질적으로 개입하면서 불쾌한 승차감을 유발한다. 브레이크 세팅은 전반적으로 세련되게 다듬어져야할 필요가 있다.
시승을 통해 경험한 테슬라는 현실로 다가온 미래를 체감하게 했고, ‘탈 것’으로서의 충분한 가치를 증명했다. 다만 자동차를 제조하기 시작한 신생기업으로서의 한계와 경험 부족 또한 곳곳에서 발견됐다. 조금 더 세밀한 엔지니어링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간다면 유수의 자동차 제조사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의 미래는 이미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