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꽉 막힌 도로 위, 우리는 종종 다급함을 호소하는 듯한 긴급차량의 사이렌 소리를 듣는다. 차량 안에는 생명과 사투를 벌이는 위급 환자들이 탑승해 있는데, 그들에게는 단 5분의 시간인 이른바 ‘골든타임’이 주어진다.
사고 발생 직후 4~6분 이내 응급처치를 받지 못할 경우 뇌손상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시간 내에 환자를 병원에 이송하는 것이 급선무지만, 국민안전처 통계에 의하면 2014년 기준 구급차의 현장 도착 평균시간은 8분 18초로, 골든타임 이내 도착률은 32.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째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 사실 우리나라는 긴급 차량 길 터주기 문화가 자리 잡은 지 얼마 되지 않는다. 때문에 운전자들의 길 터주기 인식 부족은 고스란히 골든타임의 부재로 이어져왔다.
실제로 지난 2013년에는 노량진 수몰 사고 현장에 출동하던 소방차들이 도로 위 차량들에 막혀 늦게 도착한 바 있으며, 2015년에는 화상환자 이송 도중 한 운전자가 차량 안에 응급환자가 있는지 확인하겠다며 길을 막아 시간이 3분 이상 지체됐던 다급한 상황도 있었다.
처벌 강도는 너무 약하다. 도로교통법에 따라 2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태료를 부과하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한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기엔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외국과 같이 규정 수준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3년, SBS는 이런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소방대원들과 함께하는 공익 프로젝트 ‘심장이 뛴다’를 방영해 긴급차량 길 터주기 캠페인 ‘모세의 기적’을 적극 홍보했고, 시청자들은 긴박한 상황과 안타까운 사연을 지켜보며 비양심 차량들에 대해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몸소 느꼈다.
최근 출산 도중 뇌출혈 증세를 보인 신생아가 길을 터준 차량들의 도움으로 신속히 대형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던 것처럼, 한 생명을 살리는 영웅은 판타지 영화에 등장하는 슈퍼 히어로들이 아닌, 언제든 긴급차량에게 양보할 마음을 지닌 당신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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