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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인 감성에 더해진 효율성 - 재규어 뉴 XF


재규어의 프리미엄 스포츠세단 XF가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분위기 변신에 성공했다. 시승차는 라인업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2.2L 디젤 모델. 배기량이 가장 낮은 엔트리급이지만 뛰어난 연료 효율성과 합리적인 가격이 새로운 장점으로 다가온다.

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사진 / 양봉수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솔직히 XF는 개인적으로 동급에서 가장 좋아하는 차종이다. 이미 콩깍지가 씌워진 상태로 시승하고 글을 쓰게 될 수밖에 없다. 물론 그렇게 된 이유는 지금껏 만나온 XF 모두가 너무나 큰 만족감을 안겨줬기 때문. 디자인이건 주행성능이건 감성적인 부분을 최우선하는 기자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시승기라는 것은 쓰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굉장히 객관적이지 못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현실적으로 1억 이하의 디젤차 시승기에 굳이 휘발유 엔진 못지않은 정숙성이라고 적어놨다면, 그 필자가 평소에 엄청 시끄러운 디젤차를 타고 다니지는 않는지, 또는 청력에 문제가 있는지 등을 의심해볼 필요도 있다.

어쩌면 이제 막 시승기를 쓰게 된 신입기자가 마지막으로 디젤차를 타봤던 수년 전을 떠올리며 요즘 디젤차의 놀라운 정숙성에 감동받아 그리 표현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다양한 필자들의 이름과 성향을 파악하고 글을 읽는 독자야말로 진정한 전문가가 아닐까 싶다.

그것이 힘들다면 아주 간단한 구분법도 있다. 평범한 세단이나 SUV의 기사에 스포츠카 뺨친다는 제목이 달려있거나, 동급과 비교 없이 무턱대고 작은 차는 실내가 좁아서 단점이고 큰 차는 주차가 힘든게 단점이라며 각 차량의 성격을 구분하지 못하는 내용이 있다면 대부분 읽을 가치도 없다는 것을 알아두자.


여담이 너무 길었다. 이제 객관적이지 못한 시승기의 주인공인 XF에 대한 내용으로 넘어가보자. 기존에도 너무나 매혹적이었던 XF의 외관은 한층 더 발전된 모습. 특히 LED가 J자 라인으로 들어간 헤드램프는 재규어의 기함인 XJ를 쏙 빼닮은 눈매로 드라마틱한 느낌을 자아낸다. 전체적으로 섹시하고 우아하면서도 스포티함이 살아있는 XF의 디자인은 언제 어디서나 시선을 잡아끄는 고유의 매력을 발산한다.


실내 인테리어는 이제 제법 익숙해졌지만 현행 XF가 등장했을 당시엔 파격적이었다. 더군다나 고지식한 영국차로만 각인되던 재규어의 실내가 첨단의 이미지와 기발한 아이디어로 탈바꿈되었으니 그 변화의 폭은 상당했다.


심장박동과 같은 박자로 깜빡이는 시동버튼, 시동을 걸면 솟아오르는 기어변속 다이얼, 공조장치를 켜면 스르르 회전하며 모습을 드러내는 송풍구, 손가락을 대기만 하면 반응하는 조명등. 이러한 장비들을 조작하고 있으면 확실히 차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굉장히 디테일한 부분까지 감성이 스며들어있는 것이다.


다음은 새하얀 XF와 함께 달려볼 차례. 시승 당일은 매서운 바람과 더불어 난데없이 비가 쏟아지는 상황이었던지라 한계치까지의 주행은 어려운 조건. 악천후 속에 힘겨운 촬영을 끝내고 한산한 도로를 찾아 가속페달을 짓눌러본다.


재규어 최초로 스톱-스타트 기능이 들어갔다는 부분에서 엿볼 수 있듯이 효율성을 우선시한 파워트레인으로 인해 상위모델 대비 가속감은 평범한 수준. 하지만 45.9kg·m의 두둑한 최대토크가 낮은 회전수부터 발휘되기 때문에 실용영역에서만큼은 전혀 부족함 없는 힘으로 차체를 이끌어나간다.


뛰어난 연비를 위해 몸이 시트에 파묻히는 가속성능은 포기했다지만 전반적인 섀시의 반응만큼은 여전히 최고수준. 묵직하고 정교한 핸들링과 탄탄한 하체가 어우러져 펼쳐내는 주행감성은 XF의 쟁쟁한 경쟁자들도 혀를 내둘러야 할 정도다. 젖은 노면에서 급차선 변경과 과격한 코너링을 감행해도 전혀 흐트러짐 없는 안정감을 선사한다.


사실 이정도 엔진으론 뛰어난 섀시를 이겨낼 재간이 없다. 500마력을 넘어가는 슈퍼세단 XFR까지 마련된 라인업에서 이 엔트리급 모델의 역할은 가장 효율적인 XF이기 때문. 특히 여성 오너들의 주행성향에 이상적으로 어울리는 세팅이라 판단된다. 다만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XF만큼은 남다른 멋을 아는 세련된 여성들이 타줬으면 한다. 이토록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자동차가 촌스런 오너 때문에 격을 잃는다면 너무나 안타까울 것만 같다.


에필로그
마지막까지 객관적이지 못한 시승기지만 굳이 단점을 적어보라면 딱 두 가지 있다. 겉으로는 듀얼이 아니라 어색한 싱글머플러가 눈에 거슬리고, 안으로는 동급에서 가장 조용한 편이지만 4기통 디젤엔진의 한계가 드러나는 정숙성이 귀에 거슬린다. 물론 이런 사소한 단점조차도 감성 충만한 재규어 XF에겐 너무나 가혹하다. 정 거슬린다면 상위 모델을 선택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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