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선택하고 구매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생각보다 상당히 골치 아프고 복잡한 일이다. 그런데 미니를 타는 오너들은 조금 남다르다. 대다수가 별다른 고민 없이 “그냥 예뻐서 샀어”라는 명쾌한 대답을 내놓는다. 맞는 말이다. 미니는 누가 봐도 예쁘긴 하다. 그러나 예쁜 패션카로서의 역할에만 그치지 않는다. 미니의 달리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모델, 미니 해치 JCW를 만나봤다.
미니 해치를 고성능으로 튜닝한 JCW 모델은 외관 디자인부터 차별화를 이룬다. 울퉁불퉁 굴곡진 전면 범퍼는 JCW의 스포티한 성향을 강조함과 동시에 화끈한 달리기 실력을 암시한다. 측면에는 휠 하우스를 가득 채운 투톤 휠과 붉은색 브레이크 캘리퍼가 돋보인다.
후면은 리어스포일러와 하단 범퍼를 한껏 입체감 있게 연출해 시각적인 만족도를 높였다. 몸집은 이전 세대 모델보다 커졌지만, 미니 해치 특유의 비례를 유지하며 본연의 색깔을 잃지 않은 것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JCW는 대량생산되는 공산품이라도 차별화된 나만의 것을 갖고자 하는 소비심리가 잘 반영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실내는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하고 경쾌한 분위기를 지녔다. 미니 특유의 동글동글한 디자인 컨셉을 유지했으며, 최신 스마트기기와 조화로운 연결이 돋보이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짜릿한 달리기 실력에 걸맞게 계기판과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시인성이 뛰어나 운전 중 필요한 정보를 명확하게 전달한다.
고성능 스포츠카를 연상케 하는 버킷 시트의 착좌감은 단단한 편이다. 시종일관 몸을 잘 고정시키지만 장시간 탑승 시 안락함은 다소 부족하다. 2열은 미니 해치의 성격상 무릎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탑승에 불편함이 따른다. 2열이 중요하다면 미니 해치 5도어 모델과 미니 클럽맨이 대안이다.
미니 해치 JCW 모델은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품고 최고출력 231마력, 최대토크 32.7kg.m를 발휘한다. 성능을 강조한 모델답게 아담한 차체 대비 강력한 엔진을 탑재했고, 기민한 핸들링과 더불어 경쾌한 주행질감을 뽐낸다.
기본적인 주행성향은 균형감 있는 뉴트럴한 세팅이다. 과격한 스티어링 조작 시에도 거동이 안정적이며, 브레이크 또한 신뢰감을 주는 충분한 제동력을 발휘한다. 6단 자동변속기의 반응은 꽤나 빠르고 즉각적이지만, 수동 변속을 사용해 엔진 회전수를 높이면 변속기 내구성 보호를 위해 임의로 변속 시점을 통제하는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승차감은 카트처럼 딴딴했던 과거 모델에 비해 상당히 유연해졌다. 일부 마니아들에겐 불만일 수 있겠지만, 일상주행에서 한결 편안한 주행감각은 다수의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다.
조금 아쉬운 점은 고성능 전륜구동 차량에게 필연적인 토크스티어 현상이다. 급가속 시 스티어링이 의도와 달리 제멋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있어 보타가 필요하다. 초보 운전자에게는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능숙한 운전자라면 이 또한 하나의 운전재미 요소로 즐기면 되겠다.
연료 효율이 떨어졌던 이전 모델 대비 경제성이 향상된 것은 환영할만한 부분. 일상적인 주행 연비는 8~9km/L, 고속 주행에서는 11~12km/L 정도의 수치를 기록했다.
미니는 여전히 1순위로 꼽히는 패션카이자 펀 드라이빙의 숨은 능력자다. 꾸준한 판매량 역시 미니의 다채로운 매력을 증명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더 커지고 부드러워진 미니의 모습이 서운하기도 하지만, JCW 모델만큼은 여전히 화끈하고 사랑스러운 ‘포켓 로켓’으로서 그 가치를 충분히 어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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