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거나 달릴 때, 무게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속도와 안정감이 달라진다. 육상 단거리나 마라톤에서도 각각에 맞는 적합한 자세가 있고, 각 자세의 장단점도 다르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여서 무게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승차감과 각각의 상황에 따른 주행능력이 달라진다.
자동차가 달리는 방식을 구동방식이라 한다. 구동은 동력, 즉 힘을 가해 움직인다는 뜻이다. 무게중심인 엔진이 차량의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앞바퀴 힘으로 끌어주는지, 뒷바퀴 힘으로 밀어주는지 등에 따라 구동방식이 나뉘게 된다. 자동차 마니아라면 이미 꿰차고 있는 내용이겠지만, 구동방식의 차이가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 소개해보고자 한다.
전륜구동 (FF : Front engine Front wheel drive)
무게중심인 엔진을 앞에 두고 앞바퀴 힘으로 달리는 방식이다. 설계가 용이하고 만드는 법도 간단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쉽게 제작할 수 있다. 또한, 공간을 차지하는 주요 부품들이 앞쪽에 몰려 있어 차량 뒤편의 실내 공간 활용도가 높다.
앞에서 끌어주기 때문에 눈길이나 미끄러운 도로에서 달리기 용이한 것도 전륜구동 방식의 장점 중 하나. 그러나 속도를 높이거나 방향을 틀 때, 또는 급제동 시 무게가 앞쪽에 쏠려 운동성능과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대중적인 중소형 승용차들 대부분이 FF 방식을 사용한다.
후륜구동 (FR : Front engine Rear wheel drive)
엔진은 차량 앞쪽에 위치해 있지만 뒷바퀴에 힘을 가해 달리는 방식이다. 뒷바퀴로 밀어주기 때문에 회전반경이 적고 승차감과 운동성능이 뛰어나며 안정적이다. 반면 엔진의 힘을 뒷바퀴로 전달하는 부품으로 인해 실내 공간이 좁아지고, 난이도 높은 설계와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륜구동 방식보다 차량 단가가 높아진다.
뒤에서 밀어주는 방식이라 미끄러운 눈길에 취약하다는 단점도 있다. 승차감과 성능을 중요시하는 고급 세단이나 스포츠 세단, 스포츠카 등이 주로 후륜구동 방식을 채택한다. 가격 책정이 비교적 자유로운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대부분 FR 방식을 기본으로 사용한다.
미드쉽 후륜구동 (MR : Midship engine Rear wheel drive)
엔진이 차체 중앙에 위치하는 방식이다. 엔진의 무게가 중심을 잡아주기 때문에 차량의 앞 뒤 무게 배분에 가장 유리하다. 반면 설계상 실내 공간에 한계가 있어 승차인원이 적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레이스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정통 스포츠카나 슈퍼카들이 주로 채택한다. 대표적으로 포르쉐 박스터, 페라리 488,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등이 있으며, 혼다 S660은 경차임에도 MR 방식을 채택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상시 사륜구동 (AWD : All Wheel Drive)
풀타임 사륜구동이라고도 하며, 네 바퀴가 모두 엔진의 힘을 받아 구르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대부분 전자장비를 통해 차가 알아서 주행 상황에 맞게 최적화된 구동상태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주행 안정감이 상당히 뛰어나다. 대부분의 도심형 SUV 또는 출력이 높은 고성능 세단이나 슈퍼카 등에 주로 사용된다.
일시 사륜구동 (4WD : 4 Wheel Drive)
파트타임 사륜구동이라고도 한다. 운전자 조작에 따라 평소에는 앞바퀴 혹은 뒷바퀴만 구동시키고, 필요 시 네 바퀴 모두 구동시킬 수 있기 때문에 오프로드의 다양한 환경에 맞는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지프나 랜드로버 등 정통 SUV 차종들에 주로 채택되어 왔다.
리어 후륜구동 (RR : Rear engine Rear wheel drive)
엔진이 차체 뒤쪽에 장착되고 뒷바퀴 힘을 이용해 움직이는 방식이다. 앞 뒤 무게배분에는 불리하지만 뒤쪽이 무겁기 때문에 구동되는 뒷바퀴에 더 큰 접지력을 얻을 수 있고, 제동 시에는 앞으로 쏠림이 적어 안정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과거의 일부 차종들에 사용됐으며, 현재는 스포츠카인 포르쉐 911이 RR 방식을 고수하는 가장 대표적인 차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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