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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 활성화,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문재인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에너지원을 석탄과 석유에서 수소로 바꾸는 산업구조의 혁명적 변화라며, 적극적인 지원약속과 함께 2040년까지 수소연료전지차 누적생산량을 620만대로 늘려 일자리 42만개를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부는 국내 자동차 기업이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에 성공했고, 연료전지 기술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며 수소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인프라 부족에 대한 지적에는 석유화학 산업기반이 탄탄해 수소 생산과 공급 경험이 많고, 전국에 완비된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망을 활용하면 추가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은 겉으로 보면 마치 수소차 광고처럼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미세먼지를 걸러주기 때문에 경제 활성화와 친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처럼 보인다.


그러나 수소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친환경과 거리가 멀고 상당히 비효율적이다. 2018년 기준 수소공급량 13만톤 중 90%는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생수소 또는 갈탄이나 천연가스 등을 이용한 추출수소다. 화석연료를 사용하거나 화학반응을 통한 추출 방법은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에너지 생산방법이 아니다.



친환경 생산법으로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활용해 물을 전기분해하여 수소를 추출하는 방법이 있지만, 수소의 태생적인 한계 때문에 효율이 매우 떨어진다. 물을 전기분해하는 전력에너지와 수소가스를 압축해서 저장하고 이송하는데 소모된 에너지의 합에 비해 수소가스로부터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20%에 불과하다. 쉽게 말해 원하는 만큼의 수소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보다 5배나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비효율적인 수소에너지 생산을 추진하겠다는 것일까? 그 이면에는 과잉 생산되는 전력으로 자동차의 연료나 저장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소를 생산하고, 그 과정에서 일자리 창출과 경제 살리기 등의 국면전환을 시도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시장에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보다 딱히 나을 것 없는 국내 자동차 기업과의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국내 자동차 기업은 전기차의 핵심기술인 배터리를 생산하지 못해 자연스럽게 삼성, 엘지, 파나소닉 등의 배터리 생산기업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에 따라 자동차 산업에서의 입지가 좁아질 것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생산라인과 자동차 프레임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다.


반면,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앞 다퉈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려가는 추세다. 독일 폭스바겐의 경우 2026년까지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전환하기로 했으며, 수소연료전지차에 집중하던 일본 토요타는 마쓰다와 자본제휴를 강화해 전기차를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배터리 생산업체인 파나소닉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모습들은 국내 자동차 기업과 상반된 행보다.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확산에 중요한 충전인프라 구축도 문제다. 정부는 2040년까지 전국에 1,200여개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수소충전소는 14개에 불과하며 1,200개로 늘린다 해도 숫자만 많아 보일 뿐, 전국 2,000여개의 LPG 충전소도 LPG 차종을 운행하다보면 불편함을 느낀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정부는 국내 자동차 기업의 수소연료전지차 개발 전략에 동조하는 정책을 수립했을 뿐만 아니라 앞장서서 홍보까지 도맡고 있다.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들을 의식해 서둘러 여론을 전환하고자 하는 의도도 엿보인다. 물론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정부의 계획에 반기를 드는 국민들은 많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은 수소차를 멀리하고 전기차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의 혈세를 낭비하지 않으려면 수소의 효율성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세계 각국의 현 상황에 비춰보면 친환경적이지 못한 수소추출 문제와 과도한 인프라 구축비용 등 수소연료전지차는 비효율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획기적인 기술 개발이 선행되지 않는 이상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은 정부와 대기업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또 하나의 졸속행정으로 남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말 '클린디젤' 정책을 10년 만에 공식 폐기한다고 선언했다. 정부 정책과 자동차 기업의 홍보에 영향을 받아 디젤차를 선택했던 수많은 국민들은 중국발 서풍을 대신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몰리며 핍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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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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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hy*****
앞으로 더 발전하기를.
2020-04-30 20:09 |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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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oz***
중국은 못잡고 디젤차만 잡지..
2019-12-02 11:43 |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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