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가 생산되는 볼로냐는 멋과 맛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북부를 대표하는 도시다. 볼로냐의 멋스러움을 한껏 품은 콰트로포르테는 마세라티의 대형 세단으로, 독창적인 디자인과 웅장한 배기음으로 존재감을 발산해왔다. 부분변경과 연식변경 이후 상품성이 개선된 콰트로포르테를 시승했다.
전통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현행 모델은 한눈에 보기에도 기품 있는 당당한 자태를 뽐낸다. 전면 중앙의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마세라티 엠블럼으로 브랜드 패밀리룩을 완성시켰고, 크기는 작지만 날카로운 헤드램프 디자인으로 강인한 인상을 과시한다.
유연한 곡선미가 돋보이는 측면은 잔잔하게 너울지는 파도처럼 선과 면이 절묘하게 조합되어 우아함을 극대화시킨 모습. 특히 C필러와 리어 펜더의 도드라진 볼륨감은 시각적인 만족감을 선사한다. 후면은 전면과 측면에 비해 단정하고 깔끔하게 마무리됐으며, 양 갈래로 나눠진 배기파이프를 통해 스포티한 매력을 드러낸다.
고급차를 분류하는 기준은 다양하지만, 실내에서 풍기는 짙은 가죽 향기는 고급차에서만 느낄 수 있는 사치다. 콰트로포르테는 인테리어 대부분에 질감이 부드럽고 결이 고운 가죽을 사용해 오감을 만족시킨다.
1열의 착석감은 단단한 편이지만 몸을 편안하게 지지해주며, 운전 시 전방시야도 양호하다. 전반적인 실내 품질은 훌륭하지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계기판 등 전기 전장 부분들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경쟁 차종들 대비 완성도가 부족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2열은 대형 세단답게 여유로운 공간이 돋보인다. 긴 휠베이스 덕분에 충분히 넉넉한,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거주 환경이 제공된다. 의외로 실내 방음은 평범한 수준인데, 주행 중 풍절음과 하체에서 올라오는 노면 소음이 약간 유입되는 편이다.
시승한 콰트로포르테 S Q4 모델은 3.0리터 V6 터보 엔진을 품고 최고출력 410마력, 최대토크 56.1kg.m를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가 합을 이룬다. Q4는 상시사륜구동 방식을 의미하며, 뛰어난 노면 장악력을 선보이지만 초고속 영역에서는 강력한 성능에 비해 안정감이 다소 부족하다. 패들시프트를 이용한 수동변속은 풍성한 주행감성을 배가시키고, 높은 엔진 회전수를 사용해 최고출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대형 세단에 걸맞은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하지만, 보편적인 대형 세단의 안락함과는 거리가 있다. 특히,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변환하고 가변 서스펜션을 버튼으로 활성화시키면 가속 페달의 미세한 반응도 모두 수용하며 즉각적인 피드백을 전달한다. 아울러 단단해진 서스펜션이 더욱 기민한 핸들링을 뒷받침한다.
시승 중 연비는 5미터가 넘는 차체와 강력한 파워트레인 때문인지 6~7km/L 정도를 기록했다. 아쉬운 점은 이전 세대 콰트로포르테의 다채롭고 우렁찬 배기음 대비 음량이 작아지고 음색도 단조로워졌다는 것. 하지만 그만큼 정숙성은 향상됐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것으로 예상된다. 브레이크의 반응은 차의 성격에 맞게 적절하게 조율되어 충분한 제동력을 발휘한다.
기계적인 완성도를 끌어올려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는 냉철한 독일 세단들과 달리,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는 제원표의 수치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생동감 넘치는 주행감성을 지녔다. 완벽한 모범답안과는 거리가 있지만 묘하게 이끌리는 차별화된 세련미.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는 충분히 매력적이며 도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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