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테온의 판매에 힘입은 폭스바겐코리아가 올해는 3세대 투아렉을 출시했다. BMW와 일본차 브랜드들의 부진을 틈타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간발의 차로 출시된 제네시스 GV80이 수입 SUV들을 위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V80의 대항마를 자처하며 자신감을 내비친 투아렉을 시승했다.
3세대 투아렉의 차체는 2세대보다 커졌지만 5인승 모델에 집중한 탓에 경쟁 차종들과 비교하면 수치상으로 우월하진 못하다. 디자인은 아테온을 닮은 패밀리룩과 적당한 볼륨감, 반듯한 라인들이 돋보인다.
직선형의 캐릭터 라인과 하단부에 더해진 굴곡, C필러 크롬 라인의 엣지는 한층 짙어진 투아렉의 감성을 대변하며, 20인치 휠을 품은 휠하우스는 오프로드 성능을 짐작케 한다.
실내는 전 라인업에 기본 장착된 이노비전 콕핏 덕분에 풍요롭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운전석으로 몸을 한껏 비튼 15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이 대시보드 전체를 뒤덮어 충분한 시야를 확보했다. 특히, 가벼운 제스처 만으로 터치스크린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편리하다.
다만 열선시트와 통풍시트 설정을 9단계로 나눠 주행 중 불필요한 조작이 동반되는 부분은 아쉽다. 내비게이션의 실시간 경로 안내 역시 다소 느려 직관성은 떨어진다.
2열에는 개별 송풍구, 12V 단자와 USB 충전포트 2개, 운전석 및 조수석 시트 포켓 등이 적용됐다. 시트의 감각은 기본적으로도 편안하지만 리클라이닝 기능이 더해져 장거리 주행에도 손색이 없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810리터에서 최대 1,800리터까지 확보된다.
시승차는 투아렉 프레스티지 모델로, 3.0리터 V6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결합되어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61.2kg.m를 발휘한다. 0-100km/h 가속 시간은 6.1초, 최고속도는 235km/h, 복합연비는 10.3km/l로 인증 받았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서둘러 가속 페달에 힘을 주자 투아렉의 묵직한 감성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2톤이 넘는 체구지만, 넉넉한 힘을 갖춘 파워트레인 덕분에 가속 성능은 흠잡을 데 없다. 다만 SUV 성격에 맞게 맹렬한 즉답식의 반응보다는 꾸준한 펀치력이 돋보인다.
야무진 방음처리로 실내는 한결 정숙하다. 노면소음은 귓가를 스칠 겨를이 없고, 엔진을 통해 유입되는 자잘한 진동을 잘 걸러내 안락한 승차감이 동반된다. 에어서스펜션의 진가는 유럽의 돌담길처럼 울퉁불퉁한 노면 위를 거닐 때 발휘된다. 차체에 퍼지는 반동을 매끄럽게 흡수하는 실력도 수준급이다.
투아렉의 히든카드는 ‘올 휠 스티어링 시스템’이다. 시속 37km 이하의 속도에서 뒷바퀴가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조향되어 민첩한 행동반경을 제공하며, 그 이상의 속도에서는 앞바퀴와 뒷바퀴가 같은 방향으로 짝을 이뤄 부드러우면서도 재빠른 코너링을 완성시킨다.
폭스바겐그룹에 속한 포르쉐 카이엔, 벤틀리 벤테이가, 람보르기니 우루스와 동일한 MLB 플랫폼을 사용했기 때문일까, 폭스바겐코리아는 3세대 투아렉을 출시하며 ‘럭셔리 SUV’라는 표현으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7천만원대부터 구매 가능한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감행해 합리적인 럭셔리 SUV를 표방한다. V8 디젤 엔진을 장착한 4.0 TDI 모델도 라인업에 추가될 예정이기 때문에 3세대 투아렉의 행보는 한층 더 강력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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