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쿠페형 세단이었던 폭스바겐 CC의 후속모델 격인 아테온이 11월 말에서 12월 초 사이에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스포츠카의 디자인 요소와 패스트백의 우아함을 갖춘 매력적인 스타일이 강점인 아테온은 하반기 수입차 시장에서 주목받는 신차 중 하나다.
국내 출시될 아테온의 파워트레인은 전륜구동 방식에 TDI 엔진과 DSG 변속기의 조합이다. 2.0리터 4기통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하며,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결합해 복합연비는 14.8km/L로 인증 받았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아테온을 ‘프리미엄’과 ‘프레스티지’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한다. 현재 사전계약을 받고 있으며 가격은 각각 5,400만원, 5,900만원으로 책정된 상태다.
주요 기본 옵션은 뒷좌석 열선 시트, 스티어링 휠 열선, 헤드업 디스플레이, 전동식 트렁크 등이며, 상위 트림에는 LED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듀얼 배기파이프, 나파가죽 시트, 운전석 마사지 및 메모리 시트, 파노라마 선루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한국형 내비게이션 등이 추가로 적용된다.
수입차 중 아테온과 비슷한 스타일에 후륜구동 파워트레인을 갖춘 BMW 4시리즈 그란 쿠페 2.0 디젤 모델의 국내 판매 가격은 5천만원 후반대다. 아테온의 옵션이 더 풍부하다 해도 프리미엄 브랜드와 일반 브랜드의 네임밸류와 구동방식의 차이를 감안하면 아테온의 가격 경쟁력에 의문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CC가 판매될 당시엔 존재하지 않았던 국산 쿠페형 세단 스팅어와 비교하면 어떨까? 스팅어는 2.0 가솔린 터보, 2.2 디젤, 3.3 가솔린 터보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갖췄으며, 후륜구동 방식을 기본으로 상시사륜구동 시스템도 제공한다.
스팅어 2.0 가솔린 터보 하위 트림과 아테온 상위 트림의 가격차는 무려 2,395만원. 스팅어 최상위 트림인 3.3 가솔린 터보에 모든 선택사양을 더한 풀 옵션 차량이어야 아테온 상위 트림과 가격이 비슷해진다. 그러나 비슷한 가격으로 구성되면 성능과 옵션 모두 스팅어 쪽이 월등히 앞선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같은 디젤 모델끼리 비교해도 스팅어와 아테온의 가격차는 최소 338만원에서 최대 2,179만원이다. 결과적으로 아테온 상위 트림 가격이면 스팅어 하위 트림을 구매하고도 국산 준중형 세단이나 소형 SUV 한대를 더 구매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게다가 세금과 보험료, 중고차 감가 등 차량 가격 외적인 측면에서도 아테온에게 유리한 점은 찾기 힘들다.
가격뿐만 아니라 선택의 폭과 사후관리 측면에서도 아테온이 불리하다. 쿠페형 세단의 성격에 어울리는 가솔린 모델 대신 말 많고 탈 많은 디젤 모델만 판매된다는 점, 그리고 부족한 서비스센터 숫자와 높은 부품 가격 등을 고려하면 스팅어와의 비교에서 아테온이 나을 게 없다는 분석이다. 참고로 스팅어 전체 판매량에서 디젤 모델 비율은 9.8%에 불과하다. 이런 스타일의 차를 선택하는 소비자 10명 중 9명은 가솔린 모델을 선호한다는 것이 스팅어를 통해 증명된 셈이다.
결국 국내에서 아테온이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은 독일차라는 점과 신선한 디자인뿐이다. 그마저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태 이후 브랜드 이미지가 상당히 실추된 상태여서 가격적인 메리트가 없다면 오직 디자인 하나만 보고 소수의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패션카의 범주에서 벗어나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 변수는 파격적인 할인이다. 하지만 수입차 시장에서는 대부분의 브랜드가 전략적인 할인 정책을 펼치기 때문에 아테온만의 무기가 될 수 없으며 파사트 GT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국산차와의 경쟁에서는 아테온의 할인율이 높아도 스팅어의 가격 경쟁력을 넘어서긴 힘들다. 게다가 그런 스팅어 또한 국내 판매량은 제네시스 G70에게 밀리고 있는 현실이니, 아테온은 잠재적으로 G70과도 경쟁해야할 처지다. G70 최하위 트림은 3,701만원이며, 3.3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G70 최상위 트림 풀 옵션 차량 가격은 5,709만원이다.
다시 처음의 질문을 던져본다. 스팅어 대신 아테온을 사야할 이유는? 판단은 소비자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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