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는 경제성을 최우선의 목적으로 이동수단의 본질적 가치를 충족시키는 자동차이자 일상적인 용도로 부담 없이 사용 가능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구매를 고려한다.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국내 경차 시장에서 유일하게 박스카 형태로 실용성을 뽐내는 기아차 레이의 부분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기존 레이의 외관은 동글동글 부드러운 느낌의 친숙함이 장점이었다면, 새롭게 디자인된 부분변경 모델은 앞뒤 범퍼에 볼륨감을 부여해 차체 폭이 넓어 보이고 얇아진 전면 그릴과 함께 시각적인 안정감이 향상됐다.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별도의 외장 패키지를 적용할 수 있으며, 소비자에 기호에 따라 다양한 색상 조합이 가능하다.
한 가지 예상치 못한 단점은 의외의 곳에서 발견됐다. 우측 2열 슬라이딩 도어를 제외한 나머지 3개의 도어를 닫을 때 상당히 힘을 줘서 밀어야 한다는 것. 이는 시승차만의 문제가 아닌, 부분변경 레이를 구입한 다수의 실제 차주들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부분이다. 행여나 문이 덜 닫힌 채로 출발하게 되면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에 시급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실내 인테리어 구성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스티어링 휠 디자인이 변경되어 그립감과 함께 만족도가 높아졌다. 여전히 불만스러운 부분은 과도하게 기울어져있는 센터페시아 상단 모니터의 각도. 운전자의 앉은키에 관계없이 비스듬한 사선 형태로 위치해 있어 시인성이 떨어진다.
중형 세단이 부럽지 않은 2열 공간은 레이의 매력을 극대화시켜주는 요소로 꼽을 수 있다. 시트가 평평하기 때문에 3명이 앉아도 불편하지 않고, 무릎과 머리 공간 역시 충분히 여유롭다.
곳곳에 위치한 수납공간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알차게 활용 가능하다. RV 경차의 강점을 살려 경차의 한계를 뛰어넘은 적재공간도 시트를 폴딩하면 소형 SUV 뺨칠 정도로 넉넉하다.
레이의 심장은 경차 규정에 맞춘 1.0리터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출력 78마력, 최대토크 10.8kg.m를 발휘하며 4단 자동변속기와 결합된다. 지극히 평범한 낮은 수치지만 도심에서 주행하기에 별다른 불편함은 없다. 다만 답답하지 않은 가속을 위해서는 4,000rpm 이상의 높은 엔진 회전수를 사용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엔진 소음이 크게 상승하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소음을 무시하고 오른발에 힘을 주면 도심은 물론 고속화도로에서도 무난한 가속 성능과 안정성을 제공한다. 브레이크도 출력에 알맞은 수준으로 세팅되어 딱히 부족함은 없지만, 90km/h 이상에서 급제동하면 제동거리가 꽤나 길어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하체 세팅은 일상적인 주행에서 지극히 평범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급커브길에서는 서스펜션이 차체 하중을 균일하게 받쳐주지 못하고 신경질적으로 튀는 현상을 일으킬 때가 있기 때문에 초보 운전자라면 핸들링에 신경 써야 한다.
소소하게 아쉬운 부분들은 존재하지만, 레이는 분명 ‘경형 RV’의 장점을 살려 다양한 활용도를 자랑하는 매력적인 경차임에 틀림없다. 승용 모델은 4인 가족의 패밀리카로, 밴 모델은 다양한 업무용으로도 사용 가능하며, 실제로는 30대 젊은층과 여성들에게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모닝과 스파크가 치열하게 대결하는 경차 시장의 틈새공략에 성공한 레이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경쟁 차종이 없기 때문에 굳건한 입지를 꾸준히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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