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사고 싶은 차는 가격대가 너무 높았다. 마니악한 차를 좋아하는 게 잘못이라면 잘못일까. 보고 또 보고 고민해보지만 결국 현실과 타협하고 포기하기를 수차례. 자동차를 좋아하는 평범한 소시민들이 겪는 일종의 열병과도 같은 과정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토록 갈망했던 ‘대중적인 스포츠카’의 주인공 자리를 벨로스터 N이 차지할 수 있을까?
우선 디자인은 ‘유니크’하단 표현이 이제는 어울리는 듯 벨로스터 ‘N’만을 위한 독창적인 요소들로 가득하다. 전용 휠, 리어스포일러, 공기역학을 고려한 다양한 파츠들까지 국산차 중 이렇게까지 본격적인 레이싱 DNA를 드러낸 차종은 지금껏 없었다. 멀리서 봐도 확실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퍼포먼스 블루’ 색상 역시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다.
실내로 들어서면 수동변속기가 가장 눈에 띈다. 스티어링 휠의 구경은 조금만 더 작았더라면 차의 성향과 더욱 어우러졌을 것이다. 펑퍼짐한 시트는 옥에 티로, 몸을 잡아주는 홀딩능력도 부족하고 시트 포지션의 높이를 최대한 낮춰도 약간 높은 편이다.
계기판의 시인성은 다소 아쉽다. 빠른 속도로 달리면 엔진 회전수와 속도가 시선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다만 변속 시점을 알려주는 인디케이터가 계기판 중앙에 위치해 서킷주행 등 스포츠 주행 시 변속 타이밍을 확인하긴 쉽다. 수동변속기의 재미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바람직한 구성이다.
벨로스터 N의 파워트레인은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토크 36.1kg.m를 발휘한다. 클러치 페달의 답력은 무겁지 않은 일반적인 수준으로 막히는 도심에서도 불편함이 없다. 기어노브는 길이가 짧고 맞물리는 직결감이 뛰어나기 때문에 수동변속기만의 차별화된 운전 재미를 강조한다.
벨로스터 N의 주행 성향은 전반적으로 다루기 쉽고 상당히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특히 서스펜션의 완성도는 만족스러운 수준. 단단한 편이지만 노면이 고르지 못한 도로에서도 충격을 잘 흡수하며 트랙션을 꾸준하게 확보한다. 이러한 성향은 고속주행에서도 일관성 있는 안정감으로 전달된다.
브레이크는 초기 제동력이 예상보다 나긋나긋한 편이고, 페달을 세게 밟을수록 제동력이 점진적으로 비례하게 증가한다. 급제동 시 차체 거동도 상당히 안정적인 편. 제원상으로는 1,450rpm부터 최대토크가 발휘된다고 하지만, 실제 주행에서 확실한 힘은 3,500rpm 이후부터 느껴지며 고회전 영역에 이르기까지 꾸준한 출력을 유지한다.
몸으로 체감되는 출력은 200마력대 초반 정도.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시스템이 우수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불안감 없는 주행이 가능하며, 스티어링 감각 또한 유격이 거의 없는 예민한 타입이다.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뛰어나고 차량의 움직임이 예측된 범위 안에 있어 자유자재로 핸들링하기에 까다롭지 않다. 다만 전륜구동 특유의 앞쪽이 무거운 핸디캡은 확연하게 느껴진다.
벨로스터 N을 선택하는 부류는 연비 따위 신경 쓰지 않는 마니아들일 터. 그러나 일상적인 주행에서의 실제 연비는 12~13km/L 수준을 기록해 의외로 만족스럽다. 적극적인 스포츠 주행을 즐길 경우 리터당 4~5km/L 정도로 하염없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N 모드에서는 그토록 원했던 우렁찬 배기음을 토해내기 때문에 연비라는 단어는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벨로스터 N은 지금껏 우리가 기다려온 대중을 위한 스포츠카다. 정확히 말하면 스포츠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해치백, 일명 ‘핫 해치’의 범주에 들어간다. 등장 자체는 다소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래도 진중한 모습으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중이다. 항상 바라보기만 하다가 포기하기 일쑤였던 이들에게 벨로스터 N은 희망의 파랑새가 될 수 있을까? 주사위는 던져졌고, 판단은 실 구매자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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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구매 팁을 전하려 한다. 벨로스터 N은 단일 트림이며 옵션 구성도 간단한 편이다. 엔진 출력과 전용 휠·타이어, LSD 등이 포함된 ‘퍼포먼스 패키지’ 적용은 필수. 여기에 스포츠 주행을 위한 앞좌석 통풍 시트가 포함된 ‘컨비니언스 패키지’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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