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XC60이 8년 만에 새로운 플랫폼의 완전변경 모델로 등장했다. 이번 2세대 모델은 디자인을 비롯해 모든 면에서 큰 변화를 감행해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기존 XC60이 단종 직전까지 월 평균 130대 가량 꾸준히 팔렸기 때문에 BMW X3가 월 평균 160대, 벤츠 GLC가 월 평균 390대인 점을 감안하면 신차효과가 기대되는 XC60과 경쟁차종들의 치열한 각축이 예상되고 있다.
따끈따끈한 외관은 볼보의 최신 패밀리룩을 그대로 입혀 크기만 다를 뿐 XC90과 흡사한 모습이다. 디자인적으로는 XC90의 인기를 그대로 이어받을 태세다. 신형 XC60의 차체는 이전 세대보다 더 길고 넓으며 높이는 낮아져서 한층 안정감 있는 자세를 연출한다.
실내 인테리어 역시 XC90을 빼닮은 모습. 상위 등급인 ‘인스크립션’의 경우 스웨덴의 복지가 연상되는 안락함과 편안함이 느껴지지만, 하위 등급인 ‘모멘텀’은 고급스러움이 다소 부족해 보인다. XC90과 같은 고급스러움을 원한다면 상위 등급을 선택해야 한다.
태블릿 PC를 옮겨놓은 듯한 9인치 센터 콘솔 디스플레이는 상품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시원한 화면과 터치방식치고 나쁘지 않은 조작감은 거슬리는 부분 없이 만족스럽다.
XC60의 파워트레인은 2.0리터 4기통 터보 가솔린 및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기본으로 한다. 가솔린 T6 모델은 최고출력 320마력, 최대토크 40.8kg.m, 디젤 D4 모델은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T6 모델의 0-100km/h 가속시간은 5,9초, D4 모델은 8.4초이기 때문에 가속성능 면에서는 꽤나 차이가 난다.
신형 XC60의 사전계약에서는 D4 모델의 인기가 높았다. 최근 디젤차를 꺼리는 분위기도 있지만, 그보다는 가솔린 T6 모델과 가격차가 상당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우월한 디젤 모델의 계약이 더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시승한 모델은 판매의 주력인 D4로, 일단 디젤 엔진 특유의 거친 소음이 잘 억제되어 있다. 실내에서는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디젤 엔진임을 모를 정도로 정숙하지만 가속페달에 힘을 줄수록 엔진음이 살아나는 편이다. T6 모델보다 출력이 부족하지만 도심주행은 물론, 고속주행에서도 출력에 대한 갈증은 느껴지지 않는다. 가장 진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볼보의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 덕분에 막히는 도로에서도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주행감각은 전반적으로 상당히 부드러운 편이다. 솜털처럼 가벼운 스티어링 감각은 주차할 땐 편하지만 고속주행에서도 딱히 묵직해지지 않아서 몸에 힘이 들어간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해도 가벼운 감각은 변함없다. 하체도 굽이진 도로에서 무게중심이 높은 SUV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코너링 실력은 그리 세련되지 못하다.
제동 시 브레이크 페달의 답력은 가벼운 편으로, 초반에는 밟는 만큼 즉각적인 반응이 없고 중간 이상 밟아줘야 제대로 된 제동이 시작되기 때문에 앞 차와의 거리를 여유롭게 벌리게 된다.
XC60에 앞서 등장했던 XC90은 볼보라는 브랜드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강한 힘을 지녔다. 그로 인해 XC60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히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지만, 주행감각이 스포티한 SUV를 원하는 소비자들 대신 부드럽고 편안한 감각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공략한다면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안전의 볼보’라는 막강한 브랜드 이미지와 함께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SUV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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