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K7 부분변경 모델인 K7 프리미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매월 2천대 수준에 머물던 신차등록대수가 8천대까지 치솟기도 했으며, 부분변경을 앞둔 그랜저의 하락세와 맞물려 더 큰 신차효과를 발휘했다. 존재감이 희미했던 K7이 완전변경도 아닌 부분변경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시승을 통해 확인해봤다.
먼저 외관을 살펴보면, 차의 인상을 좌우하는 전면 디자인이 대폭 변경되어 이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음각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크게 확대됐고, 날카로운 헤드램프가 매끄럽게 연결되어 강인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하단 범퍼의 형상은 고성능 스포츠 세단을 연상시킬 정도로 과감한 디자인이다.
현대차, 특히 그랜저의 상징과도 같은 좌우가 연결된 리어램프 디자인이 적용된 것도 K7 부분변경 모델의 특징 중 하나다. 그러나 하나의 라인으로 이어진 그랜저와 다르게 좌우를 연결하는 라인 안에 끊어진 형태의 LED 그래픽을 가미해서 K7만의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실내는 수평형 대시보드와 좌우로 길어진 모니터, 각종 인테리어 요소들이 편안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착좌감이 부드러운 시트에 앉아 인터페이스에 내장된 ‘자연의 소리’를 듣고 있으면 힐링되는 기분까지 든다. 실내는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우면서 정갈한 거주성이 돋보이며,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만큼 넉넉하다.
시승차의 파워트레인은 새롭게 추가된 스마트스트림 G2.5 GDi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최고출력은 198마력, 최대토크는 25.3kg.m를 발휘한다. 출력과 토크는 K7 라인업에서 가장 부족한 반면, 가장 뛰어난 11.6km/L의 복합연비와 비교적 낮은 세금 등이 경제성을 뒷받침한다.
덩치 큰 준대형 세단이라는 차급을 감안하면 198마력의 출력이 답답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부족함 없이 무난한 성능을 제공한다.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단단한 느낌이지만 과속방지턱이나 요철 등에서는 상당히 부드러운 거동을 보인다. 브레이크는 높은 속도에서도 충분히 빠르게 멈출 수 있는 신뢰감을 준다. 전반적인 주행의 밸런스가 잘 잡혀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고속도로에 합류하기 위해 속도를 높이거나 추월을 위해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커지는 엔진음 대비 실제 가속은 더딘 편이다. 시원한 가속 성능이나 코너에서의 출중한 운동 성능을 기대한다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무난한 준대형 패밀리 세단 내지는 비즈니스 세단임을 감안하면 흠잡을 정도로 부족한 점은 없다.
주행과 관련된 편의장비는 참으로 다양하다. 내비게이션 기반으로 자동 감속이 가능한 고속도로 주행 보조가 포함된 반자율주행 시스템과 함께 좌우 방향지시등 작동 시 계기판에 사각지대를 보여주는 후측방 모니터, 헤드업 디스플레이, 내장형 블랙박스인 빌트인 캠 등의 풍부한 장비들이 여유로운 운전을 뒷받침한다.
2세대 K7의 부분변경 모델인 K7 프리미어는 새로운 디자인과 편의장비, 주행 밸런스 등 모든 면에서 완성도 높은 모습으로 판매량 상위권에 오를만한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이제는 너무나 흔해진 그랜저의 대안으로도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겠다.
물론 그랜저 IG 부분변경 모델이 K7보다 경쟁력 있는 상품성을 갖추고 등장한다면 K7은 다시 상위권에서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희미했던 존재감을 부분변경으로 한껏 드높인 만큼, 그랜저의 유일한 대항마로 꾸준한 성적을 이어갈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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