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해 국산 승용차 신차등록대수는 총 131만 7,362대로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 감소 원인 중에는 신차등록대수 하위권 차종들의 역할도 크다. 지난해 시판된 국산차 56개 차종의 평균 신차등록대수는 1만 9,092대지만, 그 절반에도 못 미친 차종이 20종 이상이다. 2017년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둔 신차등록대수 하위 20개 차종을 확인해봤다.
대망의 1위를 차지한 최하위 차종은 쉐보레 볼트다. 다만 볼트는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물량 자체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단 68대에 그치고 말았다. 게다가 전기차 볼트 E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하이브리드 볼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 따라서 아예 판매를 중단하지 않는 이상 올해도 신차등록대수 꼴찌 자리를 수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가 야심차게 선보였던 PYL 패밀리인 벨로스터, i40, i30는 예상대로 모두 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사실상 1위나 나름 없는 2위 벨로스터는 214대, 뒤이어 3위에 오른 i40는 세단과 왜건을 합쳐서 333대에 머물렀다. i30는 네자리수를 기록하긴 했지만 18위에 이름을 올려 하위 TOP20을 벗어나지 못했다. 유니크한 디자인을 내세웠던 PYL 3개 차종의 신차등록대수를 모두 합쳐도 일명 ‘사골’이라 불리는 르노삼성 SM3의 7,303대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것은 불편한 진실이다.
현대 그랜저와 제네시스 G80의 인기 때문에 피해를 본 차종들도 하위권에 대거 집결했다. 6위 쌍용 체어맨, 8위 현대 아슬란, 10위 기아 K9, 15위 쉐보레 임팔라, 20위 르노삼성 SM7이 그 주인공들이다. 체어맨과 아슬란은 결국 단종을 맞이했고 K9은 올해 완전변경 신형이 출시될 예정이지만, 별다른 변화 없는 임팔라와 SM7의 춥고 배고픈 고난의 행군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차에게 밀리고 소형 SUV에게 치이고 아반떼를 돋보이게 만든 소형차들도 눈에 띈다. 아반떼와 가격이 겹치는 9위 쉐보레 아베오와 스토닉의 등장으로 판매가 중단된 12위 기아 프라이드다. 그밖에 쉐보레 캡티바, 기아 카렌스와 쏘울, 쌍용 코란도 투리스모 등은 소비자들의 냉정함을 제대로 체험했다.
한편, 지난해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제네시스 G70과 기아 스팅어는 각각 17위, 19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스팅어는 5월에, G70은 9월에 출시됐기 때문에 이들 두 차종의 진검승부는 2018년에 펼쳐질 것이다. 둘 중 한 차종이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참고로, 4위 카마로를 비롯한 쉐보레의 일부 차종들은 국내에서 생산되진 않지만 쉐보레는 국산차 브랜드로 분류되며 쉐보레 판매망으로 팔리기 때문에 브랜드 분류에 따라 국산차로 집계된다는 점을 알아두자. 카마로의 경우 대배기량 고출력 쿠페라는 점을 감안하면 538대가 결코 적은 숫자는 아니다.
2017년은 그랜저와 쏘렌토 등 인기 차종들의 신차등록대수가 늘어나면서 비인기 차종들과의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그야말로 부익부 빈익빈 시장이 아닐 수 없다. 소비자들의 선택지는 늘어났지만 현실적인 선택의 폭은 여전히 좁은 것이 사실이다. 하위권 차종들이 부진한 이유는 저마다 제각각이지만, 결국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더욱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공통된 과제를 안고 있다.
자료출처 -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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