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인 자동차라는 의미의 경차는 다른 차급보다 낮은 가격뿐만 아니라 각종 세금 감면, 고속도로 통행료 및 공영주차장 요금 할인, 유류세 환급 등의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그로 인해 경차는 사회초년생의 첫차나 영업용 차량, 가족의 세컨드카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많은 소형 SUV들의 등장이 '기왕이면 큰 차'를 선호하는 소비심리를 부추겼으며, 경차의 가격 자체도 꽤나 높아졌기 때문에 경제성만을 고려해 경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확연히 줄어든 게 사실이다. 과거부터 최근의 데이터를 통해 경차의 현주소를 확인해봤다.

먼저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신차로 등록된 승용차 중 경차의 비율이다. 2012년에는 중형과 준중형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15.7%를 차지했지만, 매년 비율이 낮아지면서 2015년에는 전년 대비 2.3%포인트 감소해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하락폭이 컸던 2017년에는 경차 비율이 10% 밑으로 떨어지며 신차 10대 중 1대 수준도 지키지 못하게 됐다.

실제로 2015년에는 쌍용 티볼리가, 2017년에는 현대 코나가 출시되어 경차를 찾던 소비자들의 눈길을 돌렸기 때문에 소형 SUV 돌풍이 경차 시장 축소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다음은 최근 1년 동안의 경차 신차등록 순위다. 유일하게 5만대를 넘어서며 경차의 자존심을 지킨 기아 모닝이 쉐보레 스파크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스파크는 모닝과 레이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양새다.

기타로 집계한 1,901대 중에는 르노삼성 트위지와 쯔더우 D2 등의 초소형 전기차, 병행수입 일본 경차 등이 포함되어 있으나 존재감을 어필하진 못했다.

이어서 최근 1년간 경차를 구매한 개인 소비자들의 성별 및 연령별 신차등록 현황이다. 성별로는 남성 55.7%, 여성 44.3%로 다른 차급에 비해 여성 소비자 비율이 높았다. 연령별로는 40대가 가장 많았고. 30~50대 소비자가 주를 이루며 다른 차급과 비슷한 분포를 보였지만 20대 중에서는 여성이 더 많다는 특이점도 나타났다.

성별, 연령별 각각의 신차등록순위 1위 차종의 경우 남성과 여성은 모두 기아 모닝을 가장 많이 선택했고,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은 쉐보레 스파크를 선호한 반면 40~60대 소비자들은 모닝을 선호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경차와 관련된 각종 통계 현황을 살펴본 결과, 소형 SUV들의 인기가 경차 시장의 축소를 앞당겼으며 중장년층 남녀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아 모닝이 최근의 경차 시장을 짊어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여전히 가장 경제적인 자동차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경차의 설자리는 상당히 좁아졌다. 무엇보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떨어지고,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 증대 효과가 적으니 새로운 경차 개발이나 경차 혜택은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다만 경차에 대한 최소한의 수요는 분명 끊임없이 존재하기 때문에, 향후 국내 경차 시장은 현재 수준의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로 흘러갈 전망이다.

자료출처 -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Copyright © CARISYOU. All Rights Reserved.